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2.6% 감소했지만 경제성장률(GDP) 2.3%를 기록하며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선방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전년대비 감소율이 22.4%인 데 반해, 대중국 수출은 감소율이 15.9%에 머물러 중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버텨주면서 한국 경제가 전세계의 수출 감소 충격을 견뎌냈다.
금융위기로 인해 전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올 상반기 GDP 7.1%를 기록해 한국경제는 대중국 수출 호조에 힘입은 ‘중국 효과(China Effect)’를 톡톡히 봤다.
중국 효과는 수출 증가, 환율 효과로 인한 한국 제품 경쟁력 상승 등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내수부양책으로 인해 기초시설 건설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석유화학, 철강 수출이 두 자리 수 성장을 했고, 가전하향 정책에 의해 LCD 수출은 올 상반기 46%나 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장가항 포스코 강규식 부장은 “6월까지 중국 수출은 142만9천t으로, 작년 한해 수출 185만8천t의 약 80% 정도 달성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올 2분기 영업이익 6603억원, 순이익 4671억원으로 전년대비 36.4%, 31.2% 각각 증가를 중국발 특수로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의 가치가 급락하고 상대적으로 위엔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값이 싸진 한국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도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하반기에도 ‘중국 효과’를 계속해 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내수부양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되는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상승할 공간이 있고, 다수의 예측기관에서 올 한해 중국 경제성장률(GDP) 8%대를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대표처 김학서 지부장은 “중국의 내수부양책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기업들에게는 중국의 정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처하는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의 수출이 살아나지 않은데다 내수부양책으로 인한 생산과잉 우려, 투자부문이 실물경제가 아닌 부동산, 증시로의 유입 등이 우려된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 김윤희 과장은 “세계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나홀로 경제 성장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는 한국의 대중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 덕을 크게 보고 있는 한국경제는 환율 효과가 사라지면 그 동안 누렸던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 베이징 전현기 부장은 “많은 금융기관의 예측처럼 1,120원~1,150원대로 달러화가 원화에 절하된다면 위엔화대 원화의 환율도 위엔당 162원~175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범용제품을 자국산으로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므로 한국기업들은 현지에 맞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중국을 단순한 수출시장이 아닌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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