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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무엇을 팔 것인가?

[2015-07-21, 16:20:59] 상하이저널

주말에 종종 왕래하던 중국에서 상주하며 일하게 되었다. 과열 경쟁과 덤핑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지는 한국보다, 마켓도 크고 기회도 많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관심을 두고 있는 학문 발전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바람이 있는데, 그 꿈에 보다 가까이 가기 위해서도 여기가 나을 것 같았다. 본인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자율성을 바탕으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중화 굴기의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추고 싶은 마음도 있다.

가깝다고 하지만 문화적인 차이가 있고, 배우고 적응해 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전략이 있겠지만, 성형의료 또한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보편적인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한국 의사 프리미엄이 있었지만 지금은 덜한 것 같다. 원정을 오는 일부 한국 의사들의 무분별한 진료와 무책임한 행위 그리고 최근 노출된 한국 성형의 좋지 않은 소식들로 이미지가 많이 훼손되었다. 우수한 기술과 믿음이 장점이었던 한국 성형의료가 예전만 못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Wechat(웨이신 微信) 그룹에 보면 중국 의사들끼리 개방적으로 정보 교류가 상당히 활발하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것을 알 수 있다. 의료의 특성상 최신 방법들은 논문이나 학회에서 공유되기 때문에 충분한 환자가 뒷받침되면 수준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무서운 기세로 발전을 거듭하던 중국 성형의료도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진 것 같다.

 이러한 상황아래 중국에 상주하면서 어떻게 일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이 컸다. 충분한 자본으로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화려한 광고도 좋겠지만 그건 본인 소관이 아니고, 모바일 혁명에 따른 시대적 흐름에도 맞지 않다고 본다. SNS로 촘촘하게 연결된 현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검증된 정보와 술기를 기본으로 수술 후 결과가 예측 가능해야 하고, 각 방법들의 효과와 한계 또한 투명하게 논의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충분한 소통으로 고객 한 명 한 명에 최선을 다하면서 믿음을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결과가 만족스러우면 그것으로 감사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 또한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사히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의사들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하지만 수술이라는 것은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성형수술은 주관성이 강해 관점에 따라 만족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인만큼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 있고, 결국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而待天命)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길 수 밖에 없고, 주어진 범위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욕심부리지 않고 순리대로 고객 한 분 한 분에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 방법일 것이다.
 이제 기술을 파는 시대는 저물어가는 듯 하다. 하나하나 실천해가며 믿음을 쌓아, 그 ‘신뢰’를 팔고 싶다. 그 평가는 고객과 시간이 해주는 것이기에, 호흡을 길게 하고 본질에 충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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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형외과 전문의로 남경의과대학부속 북경화한성형병원(南京医科大学友谊整形外科医院 北京华韩医疗美容医院)에서 근무하고 있다. BK성형외과, BIO성형외과에서 일했으며, 주름과 눈성형 같은 안티에이징 수술에 많은 관심이 있다. 다수의 SCI급 논문발표와 함께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에서 출간하는 교과서에도 저자로 참여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에서 초청 강연과 함께 활발하게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동양인 주름성형의 재정립과 얼굴 뼈 수술 후 처짐의 개선에 큰 관심을 두고, 국내외 동료 의사들과 연구 및 협업하고 있다. •Kakao talk ID: ryuminhee •Wechat ID: liuminximd •Email: drryumh@naver.com
drryumh@naver.com    [류민희칼럼 더보기]

전체의견 수 1

  • 아이콘
    안현순 2015.07.21, 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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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도 뵙네요~^^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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