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 주 상하이총영사가 9월 9일로 부임 2년째를 맞았다. 지난 7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2년간 업무적인 성과와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 등에 대해 밝혔다. 김양 총영사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중국의 환경에 우리 기업들이 슬기롭게 대응하기를 바라며, 상하이 화둥지역 교민들에게 외국에 나온 '손님'으로서의 자세를 갖췄으면 하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임기내 숙원과제인 임정청사 복원사업에 대해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일"이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해 임정청사 복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부임 2년째를 맞은 소감 한 말씀.
첫 해는 업무를 익히고 환경에 적응하느라 1년을 보낸 것으로 안위를 삼았다. 벌써 2년이 된다고 생각하니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구나 싶어진다. 스스로 점수를 주자면 'B-'다. 'A'로 올리고 싶은데, 이는 임정청사 복원과 관련된 문제라 나의 노력만이 아닌 상대방(중국정부)이 어떻게 응해주느냐에 달린 점수다.
지난 2년의 업무적인 성과를 돌이켜 본다면
1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2년째부터는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먼저, 작년 12월 화둥지역 내 18개 한국상회로 구성된 '중국 화동지역 한국상회 연합회' 설립을 꼽을 수 있다. 분기마다 각 도시를 순회, 정기회의를 개최하며 총영사관과 교민단체간 상호 정보와 이해증진에 도모하고 있다. 특히 몇몇 지방정부에서는 한국상회 연합회의 정기총회 개최 유치를 위해 나설 정도로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중국지방정부에 한국기업을 알릴 좋은 기회가 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각 지역 한국상회에 권한을 부여해 상용비자 추천권과 공증업무 대리신청권을 부여함으로써 직접 총영사관까지 방문하지 않고도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롄윈강(连运港)과 이우(义乌) 한국상회 임원 중 영사협력원 각 1명을 선정, 임명장을 수여하여 사건사고 업무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해외 아국인 보호와 교민 대상 민원개선에도 성과를 이뤘다고 본다. 교민 유학생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특별반(경찰청 인력증원)을 운영하고 24시간 긴급 전화를 운용 중에 있다. 이와 함께 그간 영사관 전화민원에 대한 교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9월말부터 전화민원만 전담하는 '콜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그 외 △제증명 접수 즉시발급 △여권 재발급·기간연장 신청시 처리기간 단축 △우리 교민 중국인 배우자 대상 비자발급 전용창구 개설 등도 성과 중 하나다.
최근 2년간 중국경제의 변화와 악화되는 환경에 우리 기업들의 극복방법이 있다면.
가장 큰 경제상황 변화는 2년 전 부임 당시 8.4위엔이던 인민폐 기준환율이 최근에는 7.4위엔대까지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하이 화둥지역을 주축으로 고속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가 최근 후유증을 드러내고 있다. 인플레이션, 즉 악순환의 시작이다. 인건비 상승은 공공요금 상승 등 물가상승을 불러올 것이다. 게다가 중국정부는 환경파괴와 공기오염 에너지 낭비요소 등을 빠르게 잡으려고 하고 있다. 또한 세무 세제 혜택 축소, 최저임금 상승, 공회 역할 확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신노동계약법 등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기업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잘 해오고 있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부터 시작되는 전세계 인플레이션에 준비해야 한다. 기회인지 위기인지를 잘 파악하고, 중국이 처한 입장을 간파하여 득(得)인지 실(失)인지 중국시장변화에 맞게 아이템 변화를 가져와야 할 것이다. 내수시장이 생겼으므로 중국과 합작공장을 만들고 품질관리(QC)에 신경써서 중국 시장을 넘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또 한국기업간 네트워크와 총영사관을 비롯 코트라 무역협회 등 정보 활용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교민의 양적 증가와 함께 사건사고의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데 교민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중국 내 한국인 70만 중 상하이 화둥지역 교민을 10만으로 보고 있다. 수적 우세로 문제점들이 자주 노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총영사관의 한정된 인력으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측과의 고소고발이 늘고 있어 유감스럽다. 5~6년전에는 대충 넘어가던 것이 이제는 법치주의에 입각해서 외국인범죄에 대한 처벌도 철저해지고 있다.
중국인은 '주인'이고 우리는 '손님'이다. 주인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손님으로서의 예의를 잘 지켰을 때 문제가 없는 것이다. '뷰티풀 코리안'은 못되더라도 '어글리 코리안'은 되지 말아야겠다.
임기 내 숙원 사업인 임정청사 복원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현재 상하이시정부의 재개발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 임정청사복원도 동시에 늦춰지고 있다. 거주자 이주-공개입찰-철거까지 진행순서에 변동이 생기고, 2010년 엑스포를 앞두고 상하이시 프로젝트가 동시다발로 이뤄져 예산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월 정식으로 상하이시 시진핑(习近平) 당서기, 한정(韩正) 시장, 루완취 샤하이린(沙海林) 당서기 등을 만나 우리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10월 15일부터 개최되는 17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재개발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면 10월 말경 임정청사 복원에 대한 방향이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임정청사 복원은 임기 내 가장 큰 숙제다. 이 임무를 띄고 상하이에 부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루완구측과 공식적인 세차례 만남을 통해 "임기 내 분명히 복원시켜주겠다"는 답을 얻었지만, 임기를 마치고 돌아가기전까지 계속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임정청사 복원사업을 이뤄내고 싶다.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