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8일 개최되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와 베이징시가 경기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시민의식 함양 등 올림픽 분위기 조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베이징시내 곳곳에는 올림픽 카운트다운 전광판이 세워졌고 올림픽 마스코트 ’푸와(福娃)가 확정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시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혐오감을 주기도 하는 중국인들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한 시민의식 캠페인과 단속활동이다.
베이징시는 중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여기는 ▷가래침 뱉기와 ▷차례 지키지 않고 끼어들기 등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시민들의 영어 등 외국어 능력 제고도 올림픽 분위기 조성을 위한 역점사업 중의 하나다. 베이징시는 지난 25일 올해부터 시민들의 외국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영어시험(Beijing English Testing System·BETS)’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문명사회(文明社會) 건설’이 캠페인의 주목적이지만 불법 삼륜차 등에 대한 강력한 단속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며칠 전 차오양구(朝陽區)의 사거리. 차량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와서는 주변을 지나가던 삼륜차를 세우더니 운전자를 끌어내리고는 단속차량에 실었다. 구청 허가를 받지 않고 자전거를 개조해 만든 불법 삼륜차였다. 마치 우리나라의 포장마차 등 노점상 단속과정을 보는 듯했다.
단속반은 주변을 돌면서 불과 20여 분만에 4대의 불법 삼륜차를 단속했다. 삼륜차를 빼앗긴 차주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유일한 생계수단을 빼앗겨버렸기 때문이다. 삼륜차주의 대부분은 외지에서 올라온 농민공(農民工)이다.
차오양구에서는 연초에 불법 삼륜차를 단속해 달라는 합법적인 삼륜차주들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교통교육과 등록비 등 5천여 위안(1위안=한화130원)을 들여서 정상 영업을 하고 있는데 불법 삼륜차들로 인해 장사가 잘 안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불법 삼륜차’를 제작, 운행하는 데는 500위안이면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불법 삼륜차의 바가지요금 시비와 끊이지 않는 교통사고도 단속의 한 빌미가 되고 있다. 사소한 접촉사고는 물론 사망사고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베이징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삼륜차 등 ’헤이처’(黑車·불법 영업차량)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불법 삼륜차를 뿌리뽑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베이징시 담당 공무원은 이와 관련, “체육관과 같은 인프라 건설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민들 자질과 도덕성 함양이 단기간에 성숙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올림픽을 앞둔 시민의식 함양 캠페인의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