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방에 뚫린 오존구멍과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녹아 내리듯 미국发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세계경제의 만년설과 같았던 중국경제가 조금씩 녹아내려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중국경제의 두 축인 증시와 부동산에 경기부양책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다. 먼저 증시부양책을 꺼내들었고 지난22일에는 중국 재정부에서 부동산 취득세 인하, 주택 대출금리 하향조정, 부동산 인지세와 토지부가가치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거래세를 인하한다는 발표를 하였다.(7개 항목 부동산 구제조치)
이번 호에서는 정부가 중국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발표한 부동산 부양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 마침내 칼을 빼들다
이번 완화정책은 지난 2004년 정부가 중국부동산에 대한 긴축을 시행한 이래 처음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라 시사 하는바가 크다. 취득세 인하를 포함해 완화되는 항목이 무려 7가지나 되어 이를 긍정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부양책의 내용을 뜯어보면 조금은 실망스럽다. 헤드라인만 살펴보면 그럴싸해 보이는데 정작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다. 취득세 인하도 소형평수와 첫 구입 주택이라는 조건부 혜택이라 현실적으로 실효를 거두기 힘들고 거래세 인하도 0.05%수준이라 거래량 증가에도 큰 도움이 못된다.
그래서인지 회의적인 의견도 많다. 부양책의 내용이 거래량을 늘려줄 수 있는 강력한 motivation을 주지 못해 이번 부양정책은 정부가 시장의 민감도를 체크하는 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보기도하고 앞서 발표한 중국 증시 및 경기 부양책을 통해서 보았듯이 부동산 시장도 짧게 반등 기미를 보이다 다시 주저앉아 추가 대책을 기다리는 형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그러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전에는 부동산시장의 투기세력을 죽이기 위해 칼을 꺼내 들었다면 지금은 고름이 터진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칼을 들었다는 것이다.
◎ 정책이 있으면 대책이 있다
이번 부양책과 함께 발표된 내용 중 유독 눈에 띄는 내용이 하나 있다.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주택 구매 지원 및 세금 감면 등 부동산 지원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지방정부가 알아서 지방 실정에 맞게 부동산 경기부양을 하도록 묵인해 주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그 때문인지 22일 재정부 발표 이후 각 지방정부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미 항저우, 난징(南京), 시안(西安), 청두(成都)등지는 각종 완화 방침을 발표하였고 그에 따른 추가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주택보조금 한도를 50만위엔에서 60만위엔으로 올렸고 양도세와 개인소득세의 차등 과세시점(기존5년 보유)을 줄이는 등 부동산 지원책을 만드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중국에서 자주 듣는 말 중에 정책이 있으면 대책도 있다는 말이 있다. 그 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反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싶었던 지방정부가 이제는 顺하는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틀려졌다면 틀려진 내용일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부양책을 기다려왔었다. 그들의 기다림에 부응하는 현실성 있는 방안 나와야 실물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에 소개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빙하가 녹고 있다고?’ 라는 책이 있다. 변화관리 석학인 하버드대 존 코터 교수가 자신이 창안한 ‘변화관리 8단계 모델’을 우화로 설명한 책으로 펭귄들이 삶의 터전인 빙산이 녹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변화관리 8단계 모델’을 적용해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최근 들어 중국도 국제적인 금융위기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고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경제도 펭귄들과 같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