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귀조(完壁归赵 wán bì guī zhào)
전국시기, 조(赵)나라 혜문왕이 보옥과 화씨벽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이를 알게 된 진(秦)나라 소양왕은 화씨벽이 욕심나 사람을 파견해 15개 성(城)을 내줄 테니 맞바꾸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조나라 왕은 싫었지만 워낙 나라가 힘이 없는지라 진나라가 이를 빌미로 쳐들어올까 두려워 거절을 못하고, 그렇다고 내어주자니 그것도 아까웠으므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때 대신 린상여가 화씨벽을 갖고 진나라를 다녀오겠다고 나섰다. 진나라에 도착한 린상여는 진나라 왕에게 15개 성을 내어주면 화씨벽을 바치고, 그렇지 않으면 벽에 머리를 쪼아 자신도 죽고 화씨벽도 깨뜨리겠다고 말한다.
진나라 왕은 지도를 가져오라 일러 15개 성을 린상여에게 그어보이며 약속을 지키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이를 믿을 수 없었던 린상여는 몰래 화씨벽을 조나라로 돌려보내고 나서 “먼저 15개 성을 조나라에 내어주신다면 약속대로 화씨벽을 드리겠습니다”고 한다.
진나라 왕은 화가 치밀었지만 린상여를 죽여봐야 천하의 비웃음을 살뿐 아무 소용이 없었으므로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완벽귀조(完壁归赵)는 ‘물건을 아무 손상도 없이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을 뜻한다.
문경지교(刎颈之交 wěn jǐng zhī jiāo) 부형청죄(负荆请罪 fù jīng qǐng zuì)
이 고사성어 역시 ‘완벽귀조’의 린상여와 관련된다. 화씨벽을 조나라로 가지고 돌아온 공으로 상대부 (上大夫)에 임명된 린상여는 3년 후 혜문왕을 욕보이려는 소양왕에 오히려 망신을 준 공으로 종일품 (从一品)의 상경(上卿)벼슬에 오른다.
조나라에는 렴파라는 명장이 있었는데 그는 “나는 전장을 누비며 적을 무찔러 공을 세웠는데 입밖에 놀릴 줄 모르는 린상여 따위가 어찌 웃자리에 앉을 수 있냐”며 “만나기만 하면 망신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들은 린상여는 렴파가 멀리서 보이기만 해도 피해다녔다. 이에 실망한 부하가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린상여는 “나는 소양왕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어찌 렴파장군을 두려워 할수 있겠느냐. 만약 렴파장군과 내가 싸우게 되면 필시 진나라가 기회를 타서 쳐들어오게 되는데 나는 나라의 안위를 위해서 렴파장군을 피한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들은 렴파는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그는 옷통을 벗고 형장(荆杖)을 짊어지고 린상여를 찾아가 사죄했다.
그 후부터 두 사람을 문경지교(刎颈之交)를 맺었다고 한다.
문경지교는 ‘목을 베여줄수 있을 정도로 절친한 사귐’ 즉 소중한 벗을 말한다.
부형청죄(负荆请罪)는 ‘형장을 짊어지고 죄를 청하다’ 즉 사죄를 뜻한다.
방약무인(旁若无人 pǎng ròu wú rén)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 직전, 당시 진나라 왕(훗날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자객 중에 형기(荆轲)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위나라 사람이었으나 위나라에서 중용받지 못하고 여러 나라를 전전하다가 연나라에서 축(거문고와 비슷한 악기)의 명수인 고점리(高渐离)를 만난다.
형기와 고점리는 늘 저자에서 술을 함께 마셨는데 취기가 오르면 큰 소리로 노래 부르고 웃기도 하고, 혹은 마주보며 엉엉 소리내며 울기도 했다.
이들의 다른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행동, 마치 곁에 사람이 없는 것 같이 여기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방약무인(旁若无人)이라고 한다.
그 후 형기는 진시황을 암살하려 하나 도리어 피살당하고 만다.
지록위마(指鹿为马 zhǐ lù wéi mǎ) 진(秦)나라의 재상 조고(赵高)는 황위를 찬탈하려는 야심이 큰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권세를 시험해 보기 위해 하루는 사슴 한마리를 끌고 와서 진왕 호해(胡亥)에게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했다. 진왕은 “사슴이지 어찌 말이냐”고 하지만 조고는 여전히 “천리마옵니다”라고 우기며 “못믿겠으면 대신들에게 물어보십시요”라고 한다.
양심이 남아있으나 조고가 두려운 대신들은 머리를 깊게 숙이고 아무말도 못하고, 용기 있는 대신들은 말이 아니라고 고하며, 간신들은 연신 천리마가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지록위마(指鹿为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함’, ‘모순된 것을 끝까지 우겨서 남을 속이려는 짓’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기인우천(杞人忧天 qǐ玶rén yōu璾tiān)
옛날 기(杞)나라에는 담이 작고 예민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저녁을 먹고 마당에 앉아 바람을 쐬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만일 하늘이 무너지면 도망갈 수도 없고, 깔려서 죽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후부터 그는 매일 이 생각으로 근심 걱정했다.
이 고사성어는 ‘기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걱정’을 가리킨다. 또 ‘아무런 일도 없는데 스스로 귀찮은 일을 사서 하다’의 용인자우(庸人自扰)도 비슷한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