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학 때 한국에 나가지 않고 겨울을 상하이에서 보내면서 환율도 올랐겠다, 경험도 쌓을 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특별한 건 아니고, 한국인 초등학생 수학 과외인데 개강하고 나서 계속 하게 된다면 빡빡할 것 같았는데도 할만하다.
시간이 많이 있다고 해서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학교 수업 시간과 조정하면서 스케줄을 계속 짜보고 있다. 부모님은 “네 공부에 지장 있지 않냐”면서도 워낙 고 환율시대이다 보니 내심 좋아하시는 것 같다.
우리 어머니도 교육열이 대단하셨었다. 나도 한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 이것 저것 학원이나 과외를 많이 했었는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주말은 따로, 학교가 끝나고 학원이나 과외 스케줄이 있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배웠기 보단 부모님이 하라셔서 한 거라 보통의 친구들처럼 그때는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 계신 어머님들도 우리 어머니 못지 않은 교육열인 것 같다. 물론 한국어머니가 거진 다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여기는 아무래도 선택의 폭이 좁은 학원들이다 보니 많은 어머니들이 과외를 선택 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커리큘럼이긴 하지만 여기 초등학교 친구들은 한국처럼 분주한 일정 속에 살지 않는 것 같아서 참 다행이다.
과외를 하면서 모든 어머니들이 말씀하시길 아이와 같이 공부해 봤는데 아이가 하기 싫어하면 미루게 되고, 어머니도 가르쳐 보려 하지만 나중엔 귀찮아서 안 하게 되면서 직접 가르치는 게 힘들더라고, 그래서 다들 과외를 해야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어릴 적 나를 가르치셨던 어머니 생각이 났다. 내 기억엔 같이 공부하면서도 나도 그때 참 힘들었던 것 같다. 어머니가 어르고 달래셨지만 말 안 듣고, 안되면 소리도 지르시고, 어머니랑 공부했을 때는 억지로 겨우겨우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과외를 하거나 학원을 다니거나. 그런데 그 과외 선생님을 내가 하게 되니깐 우리 어머니들 마음이 느껴진다.
아이가 공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알아서 잘 하면 좋으련만 공부를 좋아하는 친구가 몇이나 될까. 그래서 붙들고 공부를 시켜 보지만 어머니도 힘들고, 아이도 함께 힘들어 하고…. 그래서 내 친 동생들 가르치듯이 같이 공부해본다.
어릴 적에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과외 받던 학생에서, 이제는 과외 선생님으로 가르치면서 생각지 못했던 어머니들 마음을, 또 나의 어릴 적 내 옆에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공부 가르치시던 나의 어머니 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윤정(twinkledin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