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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기 칼럼] "중국내 한국인, 사고를 줄이려면"

[2009-03-03, 00:09:00] 상하이저널
중국내 한국인 지난해 172명 사망, 이틀에 한 명꼴 - 한국교민 사망자 칭다오 선양 광저우 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교민숫자는 2002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2007년에 약 70만명까지 도달했다가, 지난해 불어닥친 세계경제위기 영향으로 2008년말에는 10만명이 줄어든 6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게 60~70만명의 한국인이 중국에 거주하면서 2008년 1년간 172명이 질병과 사고 등으로 사망하였다고 며칠전 주중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사망자 숫자로만 보면 전세계 어느나라에 거주하는 교민보다도 많은 편이다. 대사관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질병과 노환으로 인한 일반적인 원인의 사망이 116명으로 가장 많고 교통사고 사망자 33명, 자살자 20명, 그리고 범죄사건으로 피살된 사망자가 3명이다. 그리고 사망자의 지역적 분석을 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칭다오에서의 사망자가 53명으로 가장 많고 선양이 40명, 광저우가 29명, 베이징이 25명이다.

- 중국의 빈번한 교통사고

왜 중국에서 사망하는 한국인이 많은가? 많은 교민들이 생각하는 바와 같이 필자는 가장 큰 원인을 중국의 빈번한 교통사고와 취약한 의료시설에서 찾아본다. 택시를 타보면 도로 아무데서나 유턴을 하고 횡단보도에 보행신호가 들어와도, 행인들이 길을 건너도 경적을 울리며 질주한다. 행인들도 신호를 무시하고 대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물론 자전거가 도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아찔하게 한다.

상하이나 베이징 등의 대도시에서는 음주운전이 거의 없지만 지방의 중소도시에서는 음주 운전 측정이 없다보니 음주운전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필자가 상하이에서 3년, 쑤저우에서 2년을 근무했는데 쑤저우에서는 음주운전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한 밤중에도 고속도로나 국도에 전광등을 켜지 않고 정차해 있는 트럭들은 교통사고의 주범들이다. 그리고 고속도로에서는 역주행 차량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모 상사 주재원의 말처럼 지방 출장 시에는 목숨을 내놓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말에 필자도 동감하지만 아마도 많은 분들도 동의 하실 것이다.

이러한 원인들 때문인지 중국의 차량보유대수는 전세계 차량의 8%에 불과한 반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전세계 교통사고 사망자수의 16%를 차지하며, 교통사고 치사율은 세계 평균치의 6배에 달한다. 2008년 한 해에 중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7만3484명으로 전년도에 비하여 10%가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10년째 세계 1위이다.

- 중국의 취약한 의료시설

중국의 의료시설이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모든 교민들이 가장 간절히 느끼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주중대사관에 근무하던 공사가 베이징 시내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했다는 소식은 우리 교민들에게 더욱 충격을 주었다.

중국 내 의료사고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입원한 환자들에게 오염된 마취제나 주사액을 투여하여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중국은 병원들을 대부분 국가에서 운영하다 보니 우리나라 및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의사에 대한 처우와 수입이 매우 떨어진다. 물론 대학병원도 많지만 대학 자체가 국립이어서 대학병원의 의사 수입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아직까지도 의료계가 우수한 인재가 모이는 곳이 아니고, 의료 수준도 상당히 후진적이다. 중국 병원에 가면 병명에 관계없이 링거부터 준다는 우수게 말을 교민들로부터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숱한 의료사고를 목격해온 교민들은 여러모로 안심할 수 있는 한국계 또는 외국계 병원을 찾고자 하지만 1회 진료비가 만만치 않아 웬만큼 아파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 중국방문 한국인들, 안전에 대한 경각심 가져야

앞에서 언급한 사망자가 많은 지역을 보면 칭다오의 경우 물론 거주자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에 비하여 의료시설이나 교통시스템이 뒤떨어지는 점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선양은 교통시스템과 의료시설이 더욱 열악하여 훨씬 많은 교민이 거주하는 상하이보다도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 그러나 중국의 교통시스템과 의료시설만 탓하기에 앞서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이나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모 인사의 아래와 같은 얘기가 중국에서의 사망이 많은 이유를 설명한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에 입국할 때는 긴장도 하고 조심하는데, 중국에 입국할 때는 편안한 마음으로 긴장을 푸는가’

▷전현기(click@wooribank.com) 중국우리은행 영업추진부장(베이징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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