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춘제(春節, 설날)를 지나면서 다시 술렁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을 잡기 위해 지난해 4월 거시정책 조정을 본격 실시한지 1년이 지나는 동안 가격상승에 급제동이 걸렸던 주요 도시 부동산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거시정책조정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상하이(上海)시의 부동산도 거래량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면서 지난해말 '가격상승 멈춤'에서 '상승으로의 전환'을 예감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가 갖는 일관성과 강력한 정책추진력에도 불구, 자본주의의 맛을 본 부동산시장은 좀처럼 순응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수요억제만으로는 부동산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수급에 따른 시장원리를 존중,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첩경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전국 70개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2월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5%가 올랐다.
새로 분양하는 집값은 6.2%가 올랐다. 하락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이 반발 수준이 아니라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봐도 무방해보인다.
지난달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서 붐비는 사람들 틈새를 비집고 나오던 가오(高)씨는 "작년 5월 자오양베이루(朝陽北路)에서 1㎡에 6천위안짜리 아파트를 보고 사려했지만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말려서 사지못했는데 지금은 결과가 어떤가. 현재 1천위안을 넘었다"고 탄식했다.
가오씨의 경우는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올들어 1,2월 두달간 베이징의 부동산가격은 1㎡당 평균 6천776위안으로 17.3%가 올랐다.
베이징의 경우 상하이처럼 거품이 많지 않았기에 이런 가격 상승이 가능했다면상하이는 어떤가.
상하이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직격타를 맞은 곳이다. 2003년 이후 수년간 가격상승폭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이런 상하이도 거래가 성사된 건수를 보면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3월 상하이 부동산거래는 179만㎡로 2월에 비해 119%가 증가해 지난해 부동산정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또 상하이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이는 가격억제를 위한 부동산정책 외에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 상하이시는 현재 도심 재개발을 위해 외곽지역으로 나가는 주민들에게 1천만㎡ 규모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계획을 추진중에 있으며 빈부격차완화 방안으로 빈곤계층에 역시 1천만㎡ 규모의 낮은 가격대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의 주택매매가를 보면 다롄(大連) 이 14.6%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선전(深천< 土+川 >) 11.1%, 청두(成都) 8.3%, 베이징 6.9% 이 뒤를 이었으며 반면 상하이는 1.1% 내렸다.
◇부동산 억제대책 실효성 논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가격 억제를 위한 거시정책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시장논리에 따른 수급대책으로 전환하지 않고 수요억제책만을 편다면 가격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년동안 다양한 수요억제 대책을 내놓았다. 구입후 2년이 되지 않은 주택을 되팔 경우 가격의 5%를 세금으로 환수키로 했으며 토지매입후 1년이내에 토지를 개발하지 않으면 개발업자에게 과태료를 물리고 2년이상 방치하면 개발허가를 취소키로 했다.
또 상하이시의 경우 은행연합 소속 16개 시중은행들이 개인의 아파트 구입시 대출조건을 강화하는 공동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1년안에 주인이 두차례 이상 바뀐 주택은 신규대출을 금지하고 아파트를 여러채 보유하는 사람에게는 대출비율을 축소했다.
또 한 사람이 3번째 주택을 구입할 때는 담보대출 이자율을 대폭 올리는 동시에 집값의 최대 80%를 선납하도록 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가격 억제책은 사실상 2004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중국정부는 대출심사요건을 까다롭게해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억제했지만 강도가 약해 지난해부터는 정책이 양산됐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나온 후에는 항상 대책이 뒤를 이었다. 정부의 화살을 비켜가는 시장의 대책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수요를 억제하면서 공급량이 줄기 시작한 것이 현재 부동산가격 상승을 부른 요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토지공급을 막았고 부동산개발회사들의 자금줄을 조여 아파트 공급이 현저히 줄었다.
2001년 베이징의 새로 지은 아파트 면적은 전년대비 69.2%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2005년에는 오히려 10.1%가 감소했다. 2003년 공급량이 2천455만㎡였지만 2005년에는 1천983㎡에 그쳤다.
◇ 향후 전망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양상으로 미뤄 다시 부동산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요 도시로 인구이동이 늘고 있는데다 위안화 절상 추세와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외국으로부터 자본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주문하는 공급확대외에 중국 정부가 보다 강력한 억제책을 내놓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센터의 연구원인 이셴룽(易憲容)은 정부가 실질적인 거시정책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 세수, 이자율 등에서 진지한 추진이 없었다면서 중앙정부의 의지가 크지 않으니 지방정부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하고 베이징의 경우 2005년 12월 발표시 1-11월에 24.9%가 올랐다고 했다가 나중에 2005년 전체로 6.8% 오른 것으로 발표해수치를 의심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억제를 위해 은행의 대출 이자율을 올리고 부동산 거래세와 보유특별세를 신설해야 하며 부동산 사전판매제를 폐지 또는 보완하는 정책이 당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