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배우는가?”
지식노동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쓰여진 책, <21세기 지식경영> (원제: Management Challenges for 21st Century, 1999)에서 피터 드러커는 성과를 올리기 위해 개인이 어떻게 자기의 강점을 파악해야 하는지 쓰고 있습니다.
그는 지식(knowledge)이 성과(performance)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배우는가와 같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지식(self-knowledge)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일반’ 교육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을 지식인으로써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상하이내의 한국학교던, 중국학교던, 국제학교던, 그 교육과정은 지식의 너비와 깊이와 활용에 대한 각 학교의 가치관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식의 축적과 활용을 추구한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학원에서나,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모든 시간을 쓰느라 정작 나는 ‘어떻게’ 배우는가를 생각하거나 깨달을 기회나 여유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단어과제를 받고, 종종 제게 묻는 질문은 “어떻게 외워요?” 입니다.
이 질문은 사실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어떻게 해야 ‘빨리’ 외워요?”
“어떻게 해야 ‘오래’ 기억해요?”
“어떻게 해야 단어시험을 ‘잘’ 봐요?”
이런 모든 의미가 함축된 말이지요.
한편으로 이 질문은 아이가 그 동안 자신이 어떻게 단어를 가장 능률적으로, 가장 즐겁게 (혹은 덜 지루하게) 외울 수 있는지 탐험해 볼 기회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유념할 점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단지 단기간 내 최고 점수를 받게 해주는 비결을 배운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이렇게 외우면 돼’라고 일방적으로 말해주는 건 배워야 할 ‘무엇’에 하나를 보태는 일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나는 어떻게 배우는가’에 대한 독립적인 판단력이 생기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합니다.
나는 눈으로 볼 때 더 빨리 이해하는 지, 귀로 들을 때 더 잘 배우는지, 살짝 긴장이나 경쟁을 유도했을 때 최고의 능률을 보이는지, 칭찬을 받을 때 훨씬 향상되는 지, 집중력의 지속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한 과목을 두 시간 연속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지, 여러 과목을 30분씩 바꿔가며 공부하는 걸 더 좋아하는지,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하는지, 그 날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걸 해야 하는지 등등 많은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고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주어진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 스스로 계획을 짤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스스로 탐험하여 깨달은 자기에 대한 지식(self-knowledge)은 공부 방법만이 아닌 다른 영역에도 자기의 가치관을 스스로 만들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데 초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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