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지산(房地産) 이야기 제20편“안개 속의 풍경”은 그리스의 영화감독 테오 앙겔로플로스가 만든 영화 제목이다. 10여 년 전에 호암 아트홀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정말 안개 처럼 내용이 모호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영화다.
영화 내용과는 조금도 관계가 없지만 영화 제목과 현재의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닯아 있다. 마치 안개 속에 있는 것 같다. 안개 속에선 방향을 잃기가 쉽다. 표지판도 잘 안보이고 좋은 시력도 도움이 안된다. 앞서가는 차량의 불빛을 따라 가는게 가장 안전하다. 과속, 추월은 절대 금지다.
아마 작년 이 맘 때 였음이라. 그 때 상하이저널에 “바닥?!”이라는 제목으로 컬럼을 개제했다. 2009년 춘계상해부동산박람회 관람 후 기고한 컬럼이었다. 그 때 필자는 확신을 가지고 지금이 바닥이니 부동산을 매입하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금년 부동산박람회를 관람하고 또 한달 여 간을 중국의 부동산 관련 회사 (개발상, 컨설팅, 중개소 등)와 학계 그리고 중국 여론 등을 조사한 결과 작년 같은 확신과 분명한 방향이 안잡힌다. 누구나 중국 부동산이 거시적으론 상승할 것이란 걸 안다. 비록 일본 같은 부동산 폭락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상승론”에 동조한다. 필자도 그렇다. 수차례 그 이유에 대해선 설명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금년 부동산 시장이 긴축으로 전환되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은 견고하고 소비자들의 부동산에 대한 믿음은 두텁다. 특히 예상됐던 중국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추가 긴축 정책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중국도 부동산 불패론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투자 가치가 있는 단지는 지금도 줄을 서서 분양을 받는다. 얼마 전에 한 대형 개발상이 개발하고 있는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고 분양 전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었는데 분양 당일 그 전날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던 사람들에 의해 순식 간에 분양이 완료되었다. 필자는 여유롭게 현장에 도착했는데 분양사무소 현관은 닫혀 있고 붉은 글씨로 분양완료 표지만 붙어 있었다. 그 지역 자체가 요즘 뜨고 있는 지역이라 그런지 주변 단지도 분양 후 1개월 안되어 분양이 완료가 된다고 한다.
또 한 예를 들면, 황포강변 (포서쪽)에 이미 분양이 시작된 고급 주상복합단지가 있다. 필자의 고객 한 분이 그 단지 아파트를 구입하고 싶은데 황포강 조망이 가능한 라인의 아파트는 이미 분양이 완료되어서 개발상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빼달라고 주문을 했다. 그 단지의 아파트는 작년 말 5만원 대에 분양이 되었는데 지금은 강변 조망이 안되는 아파트도 6만원이 넘었다. 개발상과 연계하여 강변 조망 가능 아파트 매물을 빼 낼 수 있었는데 거기엔 이미 높게 형성된 아파트 가격에 개발상 측에 지불되는 커미션이 붙어 단가가 8만원이 넘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 아파트가 분명히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분양이 안되어 파리를 날리고 있는 단지들도 적지 않다.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가는 차량”을 잘 따라가야 한다. 단순히 교민들이 사는 지역에서 거주하며 재태크 도 감안하여 집을 구매하는 거라면 구베이나 롱바이에 집을 사면 되지만 본격적인 투자 개념에서 접근한다면 좀 더 넓은 시야와 정보를 가져야 한다. 좀 더 발품을 팔아야 하고 연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인이 어떤 쪽에 투자하는 지를 알아야 한다. 이 중국인들이 바로 “앞서가는 차량”이다.
혹시 중국 신문을 정기적으로 보시는 분이 계신가? 앞서가는 차량을 따라가는 가장 좋은 길이 중국 신문을 보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어떤 지역의 어떤 아파트를 선호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중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의견이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작금의 중국 부동산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이론과 실제에 너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개 형국에서 그래도 천천히 앞에 가는 차량을 따라 가다 보면 분명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시야가 잘 보이지 않으므로 더욱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2010년 중국 부동산 투자, 중국인을 따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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