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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들이]①서울의 심장에서 최북단까지

[2010-10-25, 10:09:31] 상하이저널
상하이 아이들의 첫 서울 나들이
-고궁•DMZ투어


 해외에서 살아온 아이들의 눈에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이번 서울투어 일정은 아이들과 함께다. 7살 11살 두 아이들은 첫번째 서울 나들이에 잔뜩 들떠있다. 기대에 찬 눈빛을 아이들의 보니 TV에서만 보던 서울을 어떤 도시로 기억하게 해줘야 할지 고민이 앞선다. 배낭 하나씩 둘러메고 3일간의 서울투어를 시작한다.


1 – 고궁투어/DMZ투어
2 –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디자인한마당,
3 - 남산골 한옥마을/인사동 맛집


서울의 중심을 거닐다 
 
 
광화문의 두 동상은 왜?
아이들과 함께 서울여행을 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 ‘고궁투어’. 광화문역에서 경복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TV에서만 본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을 신기한 듯 쳐다본다. 아이들의 질문이 이어진다.
“왜 이 두 분 동상이 여기 세워진 거예요?”
 
기다렸다는 듯, 전날 인터넷에서 찾은 내용을 읊어줬다. 이순신 장군은 1968년에 세워졌다. 당시 풍수지리학자들이 ‘세종로와 태평로가 뚫려있어 남쪽 일본의 기운이 너무 강하게 들어온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일본이 가장 무서워할 인물의 동상을 세우게 됐는데, 그 주인공이 이순신장군이다. 우리나라의 심장부로 통하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국가를 수호하는 지킴이로서 왜적을 물리쳐 나라를 구한 이순신장군이 결정된 것이다.
 
세종대왕은 역사적으로 ‘광화문’이라는 명칭을 처음 지은 분이다. 세종대왕 동상은 ‘과거 백성과 왕, 신하가 함께 어울리는 광장역할을 했던 육조거리의 회복’이라는 광화문 광장조성 취지에 걸 맞는 상징 조형물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난해 한글날 세워지게 됐다. 백성들을 각별히 아끼고 소통을 중요시했던 세종대왕에 대한 동상은 광화문광장을 대표할 상징물로서 그 역사성 회복이라는 큰 뜻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글창제 등 민족문화 발전에 힘쓰고 다양한 위업과 성덕으로 민족적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인물로 세종대왕이 선정된 것.

경복궁의 볼거리 ‘수문장 교대식’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으로 들어섰다. 때마침 수문장 교대식이 열리고 있었다. 야외활동을 나온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흥례문 앞마당에 줄지어 앉아있다.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이 교대식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정시에 열린다고 한다. 미리 시간맞춰 대기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여럿 보인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행사 내용과 복식을 재현했다는 수문장 교대식은 전통의상과 화려한 깃발, 좌중을 압도하는 무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우리 악기 소리가 교대식의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현장에서 직접 듣는 악기소리에 귀를 기울여 볼만 했다. 작은 징이 여러 개 달린 ‘운라’, 나발, 퉁소, 징, 북 등 이렇게 멋진 라이브 합주를 언제 또 들을 수 있을까.
경복궁 내부는 우리 아이들이 일일이 둘러보기에는 규모가 상당했다. 정해진 시간에 대기하고 있으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궁궐길라잡이가 무료로 안내를 해준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그냥 궁궐에 들어섰는데, 그냥 좀더 기다릴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아이들 눈에는 비슷비슷해보이는 궁궐이라 안내책자를 들고 설명을 해봐도 집중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고궁투어를 계획한다면 시간을 맞춰 궁궐갈라잡이와 함께 둘러보길 권하고 싶다.
 
왕실귀족이 파티장소 ‘경회루’

넓은 궁궐 이곳 저곳을 거닐다,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은 곳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누각 ‘경
 회루’다. 왕들의 파티장소라고 하니 귀를 기울인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연못주변 벤치에 앉아 마치 연회를 즐기는 왕실귀족처럼 경회루를 감상했다. 솔솔 부는 가을바람에 물살을 일으키는 연못을 내려보니 또 하나의 경회루가 물위에 그려져 있다. 볼수록 경회루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물 속 인공 섬에 거대한 규모의 건물을 세운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했다. 2층 누에서 인왕산, 북악산, 남산을 한눈이 들어온다고 하니 출입금지 쇠사슬이 원망스럽다.

아이들에게 “경회루에서는 때로는 금과 은으로 장식한 꽃을 물 위에 띄우고 밤이 낮처럼 밝을 정도로 촛불을 켜고 멋진 파티를 열었다”고 말하니 “밤에 또 오자”고 한다. 하지만 이젠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거라는 말에 실망스런 낯빛이다.

건축술, 왕실역사 등을 이해시키기 난해한 아이들에게 경복궁이 우리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임을 눈으로 확인시켜준 것으로 만족해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의 왕실인 경복궁 곳곳이 외부의 침입으로 소실되고 재건된 흔적들이 안타깝다는 얘기로 아이들의 애국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교태전, 향원정, 자경전을 지나 국립민속박물관을 관람했다.
 

기차 타고 유럽으로 ‘DMZ투어’

 
분단의 현장 ‘제3땅굴’  
 

서울나들이의 다음 목적지는 DMZ투어다. ‘분단의 현장 비무장지대’를 어린 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고민 끝에 ‘이 분단의 벽이 열리면 기차타고 중국까지 갈 수 있다’는 말로 이해시키기로 했다. 다행히 ‘그래서 DMZ가 안타까운 곳이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이날 관광객의 대부분은 중국인 단체다. 일본인과 서양 관광객도 몇몇 있었지만, 중국사람들이 유독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DMZ 연계견학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제3땅굴로 향하는 차 안에서 7살 딸아이가 계속 칭얼댄다.
“엄마, 저는 땅굴은 안 들어가면 안돼요?”
 
그냥 서울의 다이나믹한 모습을 체험하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는 후회가 생겼다. 그런데 제3땅굴 입구에 섰을 때 입가에 미소를 흘리는 딸 아이는 안도의 사인을 보낸다.
“저는 두더지처럼 허리를 숙이고 땅속 깊이 들어가는 줄 알았어요.”

나도 모르게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이 땅굴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가. 북한사람들을 두더지로 묘사하며 반공포스터를 그렸었고, 자극적인 언어로 글짓기 과제를 했었다. 이 역시 분단의 상처가 토해낸 기억들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통일호’라고 적힌 모노레일을 타고 기울어진 땅속으로 들어가는 내내 놀이동산 귀신의 집에서 열차를 타는 기분이라며 흥분과 긴장을 감추지 못한다. 외국 관광객들 역시 우리 아이들만큼 신기한 표정을 짓는다. 훗날 아이들은 이 곳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한반도 중심이 최북단이 된 ‘도라산’

다음 코스는 도라산역이다. 2002년 2월 20일,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이 역을 방문해 철도 침목에 서명하면서 한반도 통일 염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된 곳이다. 52년간 철도운행이 중단된 역이라 허름한 역사(驛舍)를 연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사용되지 않는 역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말끔한 모습이다.
 
역 내에는 출입경관리소까지 있다. 보안 검색대, 출입경 심사대와 세관도 눈에 띄인다. 관광객들은 마치 여권에 찍듯 ‘도라산’이라고 세긴 스탬프를 꾹 눌러 가방에 넣는다. 이제 출국수속을 마쳤으니 기차만 타면 개성역을 지나 중국으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도라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드디어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도라전망대에 도착했다. 망원경을 통해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중국여행 중 차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낯선 시골마을 풍경처럼 평온해 보인다. 민간인이 거주하는 마을이 아닌 전시용이라는 가이드 설명이 이어진다. 아이들 손바닥에 우리나라 지도를 그리고 망원경으로 보이는 이곳이 지도의 중앙임을 알려줬다. 본래 이 마을은 한반도 중심이었는데 분단으로 인해 각각 최남단, 최북단의 고요한 마을로 가라앉게 된 것이라고 일러줬다. 전쟁은 가족을 나누고, 지도를 바꾸는 무서운 일이라는 말과 함께.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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