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내수 유통을 할 때 우리는 그들의 소비패턴과 습성을 아주 치밀하게 조사하고 사업에 적용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빵 사업을 하는 업체는 어느 지역 사람들이 빵을 좋아하고, 어느 지역 사람들이 밥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빵을 좋아한다면 어느 지역 사람들이 단 빵을 좋아하고, 어느 지역 사람들이 짠 빵을 좋아하는지, 빵에 소비하는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 그래서 얼마짜리 빵을 팔 것인지, 아주 많은 것들을 조사하고 느끼고 나서 빵 사업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옷을 판다면 중국의 어느 지역의 여자들이 가장 자기치장에 신경을 쓰는지, 그리고 어느 지역 여자들이 소비성향이 강한지, 이런 것에 대해 우리는 먼저 신경 쓰고 최우선시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전국이 뭐 하나에 필이 꽂히면 전국이 같이 들썩이면 너무 좋겠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각 성 별로 아니 각 시 별로 다 선호하는 취향이 다르다. 그래서 중국은 어느 사업을 하느냐에 따라서 본거지와 최초 오픈 매장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만약 어느 기업의 CEO라면 최고의 품목별 선택으로는 빵은 상하이, 패션은 상하이, 청두(成都)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최악의 선택은 어디일까? 빵은 광저우, 패션은 쑤저우, 우시라고 생각한다. 이건 완전한 필자의 개인 소견이다. 필자가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중국에 오래 살면서 세운 촉으로 느낌일 뿐이다.
그러나 이런 것이 중국에서 성공하는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는 주변의 성공한 기업에서도 볼 수 있다. 파리바게뜨, 오리온제과, 농심 등 현재 중국에서 성공한 식품업체들을 벤치마킹 하고 이랜드, 베이직하우스 그리고 온앤온 더블유닷 같은 성공한 패션 기업들을 보면 필자가 왜 이런 논조로 이야기를 하는지 금방 이해가 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기업들의 매장 분포 현황을 보면 더더욱 그 명확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중국에 와서 가장 먼저 중국어를 배우고 그 다음에 중국인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에 사업체를 두고 어느 도시에 어느 사업을 해야 옳은 것인가를 잘 연구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중국에 접근하다 보면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데 우리는 너무 중국을 쉽게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중국의 아무 곳에나 매장을 열고 사업을 시작한다.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도시에 짠맛의 빵을 왕창 개발해 내놓거나 여자들이 구두쇠로 유명한 지역에 수입 옷매장이나 수입 구두매장을 오픈한다거나 뭐 이런 것을 필자도 해봤고 주변에서도 아직도 하고 있다. 독자 분들은 에이 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다 똑똑하고 잘 하고 있겠지 하는데 필자도 이런 허망한 상황에서 벗어 난지 얼마 안 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국의 이런 도시습성은 아직도 우리에게는 아주 낯선 풍경이고 우리에게 고려대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접 하다보면 중국인의 상술에 빠지기도 하고 오판을 하기도 하면서 이런 패착을 거듭하게 된다. 부디 이제 이 칼럼을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모든 기업과 개인들께서는 다시는 필자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국에서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계명 중에 첫 번째로 중국도시의 습성을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다. 중국인을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장쑤성을 이해하고 그 다음으로는 난징을 이해하고 그 다음으로는 쑤저우를 이해하고 그 다음으로는 쿤산을 이해해야 중국에서 비즈니스 할 수 있다. 상하이에서 区마다 말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 여러분들은 알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이학진(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 동사장)
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lchjl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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