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식 칼럼]
중국이 한국기업의 투자 유치에 다시 힘쓰는 이유는?
지난 4월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장쑤성 난통시(南通市) 소통과기산업원이 주관한 투자설명회가 개최되었다. 창수(常熟)경제기술개발구는 최근 한국어 홈페이지를 새로 개설하여 한국기업에 대한 홍보에 적극적이다. 쓰촨성 청두시는 상해한국상회 소속 회원기업을 6월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현지로 초청하여 개발 정책을 홍보하려 했는데 아쉽게도 참여기업이 저조하여 무산되었다.
최근 들어 중국의 지방정부가 한국기업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는 모습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지방정부 개발구가 한국기업을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은 한 동안 뜸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방정부가 한국기업을 상대로 투자유치에 다시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중국 FDI 6개월째 감소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대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최근 6개월간 연속하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년 1월~4월 기간 동안에는 외국인투자가 2.38% 감소하였다. 이렇게 외국인투자가 감소한 배경에 대해서는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작년 말에 시작한 유럽의 재정위기를 단연 손 꼽지 않을 수 없다.
2011년 중국 내 외국인투자에서 투자규모로 2위를 차지한 EU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9%나 감소하였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중국의 투자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된 점이 지적되고 있다. 즉 중국의 성장률 둔화, 임금 인상, 부동산 시장 침체, 위안화 절상 기대심리 약화 등 과거와는 달리 중국의 투자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듯하다.
중국 수출입, 외자기업이 53% 차지
EU의 재정위기 극복과 중국의 투자 환경 개선이 당분간은 어려워 중국의 외국인투자는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외국인투자 감소가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를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중국의 어느 통계 분석(XinHua)에 따르면 중국에서 외자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막강하다. 기업체 수로는 전체에서 3%에 불과한 외자기업이 중국 수출입에서 53%를 차지하고 공업 생산에서 30%를 차지하며 납세액에서 21%를 차지하고 취업률에서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 정부의 딜레마가 엿보인다. 즉 중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으로 성장하려면 자국의 대표적 성장 기업이 육성되어야 하는데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외자기업이 급격하게 약화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산업정책은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 외자기업에 각종 우대정책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대표적 성장기업을 육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딜레마인 것이다. 과연 중국 정부가 이 난제를 잘 해결할지 자못 궁금하다.
중국 내 한국 FDI 빨간불
우리나라의 대중국 FDI 역시 다른 나라와 비슷한 양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감소세에 대해 국제금융센터는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대중국 FDI 증가율은 -5.4%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의 전체 FDI 중 우리나라의 비중이 지난 2006년 5.5%를 차지했던데 비해 작년 2011년에는 불과 2.2%에 지나지 않았다. 이웃 일본이 같은 기간 동안 9.9% 증가한 것에 비하면 한국의 대중국 FDI 감소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지위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또한 한국기업의 대중국 투자 중 제조업의 비중이 2007년 69.2%에서 2011년 77.4%로 상승하였는데 전세계 국가의 중국 내 투자 중 제조업 비중 평균치 44.9%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한국기업의 제조업 집중 투자 현상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되는 중국 내 외국인투자 트랜드와는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지적된다. 요컨데 한국의 중국 내 FDI가 양적 질적으로 빨간 불을 켜고 있다는 것이다.
韩 비제조업의 해외투자 ‘중국’보다 ‘북미’
여기서 잠시 한국의 지난 2011년 해외직접투자 현황이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1년 해외직접투자는 투자금액 기준으로 2010년 대비 5.6% 증가한 255.9억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 국가별로 살펴보면, 아시아 지역이 꾸준하게 증가했고 2010년에는 부진했던 북미지역에 대한 투자가 회복되어 전체투자 증가를 견인했으며, 2010년에 증가세를 보인 유럽지역 투자는 2011년에 대폭 감소하여 지역별 투자 비중은 아시아, 북미, 유럽의 순서를 보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광업, 금융 및 보험업 등 상위 3개 업종에 투자가 증가되었다. 제조업은 주로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였고, 해외 자원개발 목적의 광업 투자와 금융 보험업 투자는 모두 북미 지역에서 뚜렷하게 증가하였다. 즉 한국기업의 금융 보험업 등 비제조업 분야의 해외 투자는 중국보다는 북미에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 비제조업분야 투자 확대해야
한국의 대중국 FDI가 개선되려면 비제조업 분야의 투자가 현재보다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즉 제조업 분야의 투자는 기존의 추세를 유지하고 동시에 비제조업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여 중국 내수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지위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제조업 분야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역일까? 금융 및 보험업, 유통 및 물류업, 호텔 및 여행업, 교육업, 광고 및 홍보업, 의료업, 부동산 건설업,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이다. 이 분야는 중국이 외국인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야로서 외국인투자 제한을 받는 업종도 적지 않다.
그래서 한국기업의 진출 정도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그러나 이 분야는 부가가치가 높고 산업 연관 측면에서 기존에 진출한 제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어 서로 보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한국기업의 입지가 한층 높아지려면 결국 비제조업 분야에서 한국기업의 투자가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지평지성 상하이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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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지성 상하이지사 지사장으로 5년째 근무 중이며 한국 본사에서는 6년간 중국업무를 담당했다. 북경어언문화대학과 화동정법대학 법률진수생 과정을 이수했으며 사법연수원의 초대 중국법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법제처 동북아법제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한중법학회의 이사, 상하이총영사관 고문변호사,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 상해한국상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국내 조선기업의 중국 옌타이시 조선소공장에 대한 설립 자문,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중국 난징시 석유화학 합작기업 설립 자문, 국내 건설사나 국내 증권금융기관의 중국 부동산개발과 관련하여 법률자문을 수행한 바 있다. 중국 관련 논문으로는 <소주공업원구 법제에 관한 연구>, <중국의 해외투자 및 한국의 투자유치정책 연구>, <중국 상표관리 종합메뉴얼> 등이 있다. jschoi@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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