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조건에 맞는 검사기관이 中에 없어 교민들 '난감'
한국은 지난 12월 1일부터 ‘개 고양이 수입 검역제도’를 강화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요구하는 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중국에는 없어, 반려동물을 버리고 귀국하는 교민들이 늘어나지 않을지 우려된다.
최근 한국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12월 1일부터 광견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공식 서류로 증명하지 못하면 외국에서 키우던 개•고양이와 함께 귀국할 수 없도록 검역조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거주하던 나라의 동물병원에서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힌 뒤 해당 병원이 작성한 증명서만 제출하면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현지에서 배나 비행기에 개와 고양이를 태우기 전 30일~24개월 사이에 거주하던 나라 정부기관이나 국제공인검사기관에서 광견병 항체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현지에서 개나 고양이 몸에 개체 식별수단인 마이크로칩을 이식해야 한다. 이후 항체 안전 검사 결과와 마이크로칩 이식번호가 기재된 검역증명서를 거주하던 나라의 정부로부터 받아야 한다.
시행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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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후(2012.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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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에서 발급한 광견병 예방접종증명서 구비(생후 90일 미만인 경우에는 건강을 증명하는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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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국 정부기관이 증명한 검역증명서 제출
마이크로칩 이식 및 광견병 중화항체가 검사
(이식번호 및 광견병 중화항체가 검사결과 검역증명서에 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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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강화된 검역조건으로 인해 반려동물과 귀국하려던 교민들은 난관에 부딪쳤다. 문제는 한국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 요구하는 ‘광견병 중화항체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검사기관이 중국에는 없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교민들은 “기존 제도에서도 까다로운 절차와 비용문제 때문에 개와 고양이를 버리고 귀국하는 한국인들이 많았다”라며 “새로 시행된 기준대로라면 중국에서는 검사기관이 없고, 한국에서는 검사결과가 없으면 돌려보내겠다고 하니 하루빨리 방법을 찾지 않으면 버려지는 동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회사 발령, 대학 입학 등으로 귀국이 많은 1~2월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내년에 고양이를 데리고 출국을 준비하려는 교민 H씨는 “마이크로칩 식별번호와 광견병 주사를 맞고 약 한달 후 혈액을 검사해서 중화항체가가 0.5IU/ml 이상이라는 ‘검역증명서’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중국에서 이런 검사를 해주는 곳이 없다고 들었다. 미국 쪽으로 혈액샘플을 보내 테스트를 받게 되면 약 3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이러한 교민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상하이총영사관 황충조 영사는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고 ‘광견병 중화항체가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검사기관이 생길 때 까지는 한국에서 중화항체가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중국 검역당국에 공문을 발송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지난 3일(월) 이 내용과 함께 혈청시료 검사시 혈청에 대한 검역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중국검역총국에 협조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하이병원에 공문이 접수되지 않은 상태이며, 영사관은 공문이 접수되는 대로 영사관 홈페이지와 교민신문을 통해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의 경우는 국가품질총국이 최근 발표한 <출입국자휴대품검역관리방법>에 따라 이달 1일부터 개와 고양이만 동반할 수 있고, 입국자 1인당 한 마리만 동반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했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칩 또는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기타 증명 서류와 수출국 또는 소속 지역 동물검역기관이 발급하는 동물검역증명서, 예방접종증명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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