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한국 베스트셀러 작가 신경숙 작가가 상하이 콩코디아 국제학교에 방문해 한인들과의 시간을 가졌다. 신경숙 작가는 ‘풍금이 있던 자리’에 이어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 그리고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의 책들을 꾸준히 발간해 왔다. 강연은 주로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졌으며, 작가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약 200명이 참석했다.
책 ‘엄마를 부탁해’는 신경숙 작가가 오랫동안 계획해 왔던 소설이다. 예전부터 항상 곁에 있어주던 어머니의 상을 책으로 그리고 싶었던 그는 ‘리진’이라는 소설을 어렵게 마친 뒤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토록 미루어 놓았던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무것도 없이 제로부터 시작하려니 매우 힘들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엄마를 잃어버린지 일주일째다’라는 문장이 커다란 발자국 소리처럼 찾아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며 첫 문장의 탄생 비화를 알려주기도 했다.
신경숙 작가의 ‘엄마’에 대한 생각은 남달랐다. 그가 생각하는 엄마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나누어주는 사람이며, 아무리 읽어도 해석할 수가 없는 두꺼운 존재다. 책의 구성을 그렇게 한 것도 ‘엄마라는 사람은 한사람 눈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웃음지었다. 또 “내가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엄마”라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 인생 속에서 엄마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고 “자신이 몰랐던 엄마의 꿈과 삶을 알아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책의 의도를 말해주기도 했다. 작가는 “이 책에 오늘의 한국 사회가 되기까지의 이름모를 익명의 엄마들이 치워냈던 고생들이 보편적으로 들어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한번 ‘엄마’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경숙 작가는 ‘좋은 작품의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읽는 순간에도 좋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도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작품, 그리고 기승전결이 아니라 문체를 통해 사회의 모습과 인간의 내면이 읽히게 하는 작품”이라고 답했다. 현재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에 대해 묻자 “최고의 작품은 미래에 꼭 써보고 싶다. 굳이 꼽자면 ‘풍금이 있던 자리’라는 책에 가장 애정이 가는데, 글 쓸 여유를 준 고마운 작품이기 때문”이라며 솔직하게 답변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얻은 가치관과 깨달음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회가 개인에게 모성성을 띄어 큰 어른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보다 큰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말해주는 신경숙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를 전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혜준(CIS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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