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동포간담회에서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관련 정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동포간담회에서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 같은 것을 발급해 동포들이 조국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또 그런 쪽에서 어떤 행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의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1만5천 개를 목표로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방미 첫 일정인 뉴욕에서의 동포간담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복수국적 허용 대상 확대와 같이 복잡한 문제도 있고 재외국민 주민등록증 발급과 같이 좀 더 쉬운 문제도 있다"면서 "동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챙겨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세대 동포들을 위한 한글 교육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복수국적 대상 확대와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 발급 등 이번에 박 대통령이 언급한 재외동포정책은 후보 시절부터 공약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도 지난달 초 ▲해외 한국학교 및 한글교육 지원 강화 ▲복수국적 허용 대상 확대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과 재외국민등록증 발급 등의 정책이 조속히 실현되도록 함께 노력한다고 밝혀 큰 틀에서 여야의 이견도 적은 상태다.
복수국적 허용 대상은 현재 65세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새누리당은 55세 이상으로 대상 연령을 낮추자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도 대상을 확대하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을 놓고는 당론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이나 재외국민등록증은 주민등록이 말소된 재외동포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소속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국내의 은행 계좌 개설, 인터넷 계정 등록, 인터넷 카페 가입 등을 쉽게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을 동포간담회로 잡고 그 자리에서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힘에 따라 관련 정책 추진에 더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 등을 지낸 김영근 세계한인네트워크 대표는 "대통령께서 재외동포를 우리 국민으로 인식하고 재외동포정책에 대해 여러 말씀을 한 것은 매우 반갑고 긍정적인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것들이 실제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에 재외동포 전담 비서관을 둬서 지속적으로 챙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재외한인학회장을 지낸 임영상 한국외대 교수도 "박 대통령이 재외동포에 대해 적극적인 포용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매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이어 "앞으로 재외동포정책을 수립할 때 미국, 유럽 지역만이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등의 동포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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