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와인 동호회 ‘르뱅’
좋은 햇빛과 토양, 기후를 머금고 자란 포도로 빚은 맛있는 술. 와인은 신선한 재료에 자연의 양념을 곁들여 시간을 두고 숙성시킨 하나의 예술이다. 미국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 편집장 제임스 서클링은 “와인이야말로 다채로운 음식과 매치할 수 있는 1000개 얼굴을 지닌 특별한 술”이라 표현했다.
와인을 마시며 만나는 사람들. 상하이 와인동호회 ‘르뱅’에는 좋은 와인과 이야기,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 르뱅 회장 김상규 씨는 “다가갈 수록 넓어지고, 배울 수록 깊어져 마셔볼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방대함”을 와인의 매력이라 말하며 “모든 와인은 신의 선물”이라 덧붙였다. 김상규 씨는2006년 칭다오 근무 당시 참석한 와인파티에서 만난 지인과 의기투합해 칭다오의 와인 동호회 ‘르뱅’을 결성했다.
그리고 2009년 상하이로 발령을 받아 내려온 후 상하이의 ‘르뱅’을 만들었다. 6명으로 시작한 첫 모임 후 많은 때는 20여 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회원들이 직장인들인 만큼 회원 모두가 매월 모임에 참석하기란 쉽지 않고 평균 8~10명의 회원이 함께 한다.
회장은 “한 잔의 와인이 빚어내는 기분 좋은 느낌과 좋은 사람, 좋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이 ‘르뱅’”이라 말한다. 매월 1회 정기모임과 더불어 번개모임, 봄에는 가든 파티, 매년 송년모임은 전통적으로 르뱅 부회장의 서산 별장에서 파티를 연다. 기존회원들의 소개로 신입회원을 추천 받는 형식의 르뱅은 사실 이번 인터뷰가 공식석상(?)에서의 첫 출연이라고 했다.
‘무엇을 마시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서 마시느냐’일 것. 분위기로 따지자면 시내 와인바가 으뜸이겠지만, 퇴근 무렵 모이는 직장인들인만큼 상하이 교통체증에 되도록이면 한인타운 근처와 구베이 이내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매번 모임마다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다음달 모임장소를 정한다.
적합한 곳이 없을 때는 홍보총무가 직접 방문하여 엄선(?)한 장소에서 열린다. 또 르뱅에는 회칙 아닌 회칙이 두 가지 있는데 매월 1회 모임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모든 경비는 1/N’한다는 합리성이다.
와인 초보자에게 ‘와인 고르기’는 쉽지 않다. 나만의 와인을 찾는 팁에 대해 묻자 김상규 회장은 “물론 대부분의 비싼 와인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의 성격과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마시고 본인이 느끼기엔 좋은 와인이 최고”라 답했다.
이어 “좋은 와인을 고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공부와 많이 마셔보는 방법 외엔 특별한 묘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별 유명 산지와 품종을 간단히 공부하거나, 많이 팔리는 와인을 확인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격대비로는 칠레나 아르헨티나 와인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와인을 전혀 모르는 분들은 고른 맛을 보이고 특히 금액이 매우 착한 칠레 와인부터 시작하면 좋을 듯 하다. 레스토랑이나 와인샵에서 어떤 와인을 골라야 할지 모를 때는 칠레 와인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신의 선물과 자연의 향,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지는 시간.
상하이 와인 동호회 ‘르뱅’이다.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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