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먹을 걸로 노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귤껍질로 벌레모양을 만들고, 사과껍질 뚝뚝 끊어 꽃을 꾸미고, 국수 삶아다 인형 그림에 머리카락으로 쓴다든지 하는거지요. 따로 재료 준비 안하고 먹다가도 불쑥 할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자주 하게 됩니다. 다만 먹을 수 있는 것으로는 안 하려고 애를 씁니다. 주로 껍질이나 오래된 걸 쓰고요, 피망으로 도장 찍기 같은 것도 꼭지로만 해요. 아무래도 먹을 걸로 장난하면 안 된다는 어른들 말씀이 걸려서요. 꼭 먹을 것이 아니라도 미술재료가 아닌 걸로 미술놀이를 하는 자체를 좋아합니다. 아이가 더 다양한 재료를 느끼고 경험하는 것도 좋고요, 어떤 사물이건 ‘이렇게 써야만 한다!’ 정해진 것이 아니라 나의 아이디어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는 자체가 새롭게 느껴집니다.
놀이1. 밀가루 풀 그림 그리기
밀가루에 물을 부어 약한 불로 끓이면 밀가루 풀이 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밀가루 풀 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걸핏하면 뭉글뭉글 덩어리가 생기거든요. 잘 저어주는 것도 좋지만 몇 번의 실패 끝에 깨달은 비결은 바로 ‘밀가루를 아주 조금 넣는 것’입니다. 물 한 컵에 밀가루 한 숟가락 정도? 그것도 물에 밀가루를 바로 부으면 안 되고, 조금씩 밀가루 덩어리 없이 잘 푼 다음, 끓는 물에 살살 넣어야 합니다.
놀이방법
1. 약한 불에서 끓여 만든 밀가루 풀에 원하는 색깔 물감을 넣어 색풀을 만듭니다
2. 쟁반 위에 색깔 풀을 얇게 부은 후 손가락으로 그립니다. 여러 번 다시 그릴 수 잇어요
3.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린 후 하얀 종이를 그 위에 덮습니다
4. 살짝 누른 후 떼면, 멋진 밀가루 풀 판화 완성
잠깐!
녹말가루를 물에 개면 어떻게 될까요? 녹말가루와 물을 1:2로 섞어 보세요. 얼필 보면 평범한 반죽물로 보이지만 손으로 꽉 쥐면 녹말물이 단단해지고 손을 펴면 주르르 흘러내리거든요. 점탄성이라고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탄성변형과 점성을 지닌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때문인데요. 갖고 놀기에 너무 묽다 싶으면 약한 불에 살짝 끓여주면 됩니다. 특별히 녹말 반죽으로 무엇을 만든다기보다 손에 쥐었을 때 주르륵 흘러내리는 감촉을 즐기는 놀이지요. 아이가 클수록 감탄을 하는 놀이예요
놀이2. 밀가루 풀과 색끈이 만나면?
달님이 나오는 그림책을 읽고 독후 활동으로 했던 놀이입니다
놀이방법
1. 재료는 풍선과 종이 색끈,밀가루 풀, 먼저, 밀가루 풀을 종이 색끈에 골고루 묻혀줍니다.
2. 밀가루 풀에 완전히 목욕을 한 색끈을 풍선에 처덕처덕 감아주세요. 그런 다음 하룻밤 말립니다.
3. 자, 완전히 마르면 바늘로 풍선을 터트려주세요. 풍선이 펑 터질 줄 알았는데 풀이 붙어 있으니 피시식 꺼지더군요.
4. 색끈은 밀가루 풀 때문에 딱딱하게 굳어서 풍선이 터져도 그 모양 그대로 있거든요. 쪼글쪼글해진 풍선을 틈 사이로 잘 꺼내면 멋진 장식품이 되지요.
놀이후기
저는 천장에 실로 매달아 놓고 오가면서 한 번씩 치고 노는 걸로 했고, 제 친구는 공 아래 종이컵을 달아 열기구를 만들었더군요. 가족사진을 오려 넣으니 정말 근사했습니다. 꽃님이도 밀가루 풀에 물감을 풀었더니 홀딱 반해버렸답니다.
▶’초간단 생활놀이’저자 전은주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놀이는 미술선생님들이 자주 했던 프로그램이었던 거 같아요. 아이들도 정말 좋아라하는 놀이. 집에서 하기에도 부담없는 놀이로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