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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한 뒤 폐허가 된 중국 윈난(雲南)성 자오퉁(昭通)시 루뎬(魯甸)현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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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보 "자오퉁시엔 지진파 도달 10초전 경보 전달"
지난 3일 중국 윈난(雲南)성 자오퉁(昭通)시 루뎬(魯甸)현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 40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하자 중국 정부가 많은 예산을 들여 구축한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5일 지진·방재 당국이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 지난 2010년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실제 지진 발생 당시 자오퉁시와 쿤밍(昆明)시에 지진파가 도달하기 각각 10초, 57초 전에야 경보가 전달돼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경보가 전파된 기관은 일요일이어서 학생들이 없는 학교 26곳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조기경보시스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 당국은 8만 6천여 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2008년 쓰촨(四川)성 원촨(汶川) 대지진 이후 전문가들을 동원해 지진 조기경보 기술을 개발, 쓰촨과 윈난 지역은 물론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주요 지진 단층대에도 관련 설비를 설치했다.
당국은 그동안 이 시스템이 지진 발생을 관측해 7초 안에 휴대전화와 TV, 전용단말기 등을 통해 경보를 발령, 지진에 따른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선전해왔다.
그러나 이번 지진 발생 당시 일부 학교에만 경보가 전파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누리꾼들은 예산 낭비 의혹을 제기하며 한 해 40억 위안(7천억 원)의 예산을 쓰는 국가지진국의 폐지를 다시 주장하고 나섰다.
지진 조기경보시스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관계 당국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자오퉁시 재난국 관계자는 "지진 조기경보는 지진계에 먼저 관측되는 비파괴성 P파(종파)와 나중에 도달하는 파괴성 S파(횡파)의 시차를 이용한 것으로 이번에도 조기경보에 성공했다"며 "다만 진앙에서 40㎞ 이내 지역은 거리가 너무 가까워 주민 피해를 줄이는 데 의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진 조기경보가 실질적인 2차 피해 예방 효과를 거두려면 단순한 경보 발령이 아닌 고속철 운행 중단, 자동 정전, 가스 차단 등과 연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현재 기술적 한계로 인해 지진 오보 발령 시 관련 산업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중국지구물리학회 장샤오난(張曉南) 위원은 "원촨대지진 당시에도 몇 차례의 수정을 거친 뒤에야 지진의 최종적인 규모를 산출할 수 있었다"면서 "속도를 생명으로 여기는 조기경보에서는 지진 규모를 비롯한 각종 정보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며 이를 어떻게 줄이느냐는 여전히 기술적 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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