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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설 <마음오를꽃>의 정도상 작가

[2014-10-24, 23:36:50] 상하이저널

[인터뷰]
쓰지 않으면 내 영혼은 죽은 것 
‘책쓰는 상하이’ 강연자 - 소설 <마음오를꽃>의 정도상 작가

 

시대의 아픔과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서정적으로 그려온 소설가 정도상(54)이 상하이에 온다. 상하이저널과 함께 하는 ‘책쓰는 상하이’ 여섯번째 강연자로 교민들을 만난다. 올해 여러차례 진행했던 작가 초청 강연 에 소설가는 처음이다. 등단 27년의 관록의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상하이 교민들에게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몇 년 전부터 정도상 작가는 죽음과 폭력, 상실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작품의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중학생이던 큰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지옥을 건너왔다. 아들의 죽음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고 작품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펴낸 청소년 소설 ‘마음오를꽃’도 가슴에 자식의 무덤을 가진 부모의 이야기다.


"뉴스가 아니라 삶의 벼랑에 서 있는 청소년들의 비명을 보았다. 처음에는 청소년들의 내면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절박한 메시지를 외면하고자 했다. 하지만 아무리 외면하려고 해도 운명이 나를 그들에게로 돌려세웠다. 결국 내가 건너온 지옥을 그들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신호를 받아들였다."

 

 

 

삶의 위기에 빠진 이들 ‘한 걸음만 뒤로’


<마음오를꽃>은 왕따와 폭력으로 학교와 가정에서 내몰린 두 청소년들이 자살을 택한 후 49일간의 사후세계 여행을 그렸다. 죽음 이후 받게 되는 심판과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회의감이나 상처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정도상 작가는 이 작품으로 삶의 위기에 빠진 청소년들을 위로하려는 것이 아닌 그들과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다.


"그들이 이 소설을 읽고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서 자기자신과 가족을 보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있다. 겨우 한 걸음만 뒤로 물러서는 것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청소년들의 내면과 저의 내면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나눈다면 ‘한 걸음만 뒤로’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환생의 꽃 <마음오를꽃>


청소년 자살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마음오를꽃>은 2010년에 발표한 <낙타>와 영혼으로 연결되어 있는 소설이다. <낙타>는 아들을 잃은 아비가 영혼이 된 아들과 초원과 사막을 여행하는 이야기다. 아비가 아들이 살아 있을 적에 몽골 초원의 흉노족 암각화를 보러 가기로 했던 약속을 문학적으로 지켜낸 이야기이기도 하다.

반면에 <마음오를꽃>은 중학생 규와 여고생 나래가 자살 이후에 중천(中天), 즉 가운데 하늘에서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는 이야기이다. <마음오를꽃>의 소설적 형식은 <티벳 사자의 서>와 제주도의 설화인 ‘서천꽃밭’의 서사구조를 응용한 형식이다. <마음오를꽃>은 서천꽃밭에 피는 환생의 꽃이다.

 

다음 작품은 ‘존재’와 ‘사랑’, 그리고 ‘원전’


정도상 작가의 다음 작품도 궁금해진다. 그는 존재와 사랑의 아스라함을 다루게 될 장편소설 <탕헤르 가는 길>과 후쿠시마 원전 사건 이후의 피폐해진 삶을 정면에서 바라보는 소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한국은 늙어버린 원전이 많고, 중국은 해안가에 집중적으로 원전을 건설했다"라며 폐기물 처리의 엄청난 비용과 관리 헛점 등 원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잇는다. 이제 그는 후쿠시마 이후에 원전에 대한 어떤 질문을 하려 한다.

 

왜 쓰고 싶은가?


이번 ‘책쓰는 상하이’ 강연주제는 ‘당신은 왜 쓰고 싶은가’이다. 그에게 같은 질문을 되던졌다.


"살기 위해 쓰고 있다. 쓰지 않으면 내 영혼은 죽은 상태가 될 것이다. 아무리 다른 일에 성과를 내고 명예가 높아지거나 수입이 많아진다고 해도 창작을 하지 않으면 나의 실존은 사막처럼 폐허로 변하고 만다."


그의 말처럼 그는 창작을 통해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어쩔 수 없는 작가다. 결국 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창작이라는 절대고독, 절대고립의 방으로 들어간다는 천생 작가인 것이다.


오는 11월 7일(금) ‘책쓰는 상하이’에서 소설가 정도상을 만나 작가의 삶, 작품 세계, 내면의 대화를 나눠보자.
 
소설가 정도상
1960년 경남 함양 마천에서 태어났다. 1987년 단편 '십오방 이야기'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실상사', '모란시장 여자', '찔레꽃', 장편소설 '푸른 방', '누망' 등이 있다. 2003년 '누망'으로 단재상(문학부문)을, 2008년 '찔레꽃'으로 요산문학상과 아름다운작가상을 수상했다.

 

마음오를꽃/자음과모음
마음오를꽃/정도상/자음과모음/2014.8
 

 

상하이저널과 함께하는 ‘책쓰는 상하이’
상하이 불금, 나는 ‘책’쓰러 간다

 

제6강 당신은 왜 쓰고 싶은가
정도상 작가

 

• 일시: 11월 7일(금) 오후 7시
• 장소: TODA한중인재개발원(闵行区吴中路1471号2号楼)
            디존호텔과 청학골 중간 별장
• 문의: 6208-9002
• 참여신청: www.shanghaibang.net→ ‘책읽는 상하이’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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