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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인터넷경제를 잡아야 산다

[2014-10-28, 17:33:01] 상하이저널

[전병서칼럼]

한국, 중국인터넷경제를 잡아야 산다

 

 

한국은 대중국 손익계산서 다시 써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요즘 비상이다. 중국은 15%대의 수출증가를 보이는 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4월이래 마이너스다. 중국이 제조업 구조조정을 들어가자 중간재 수출로 재미 보던 한국이 바로 치명상을 입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GDP대비 대중국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제조대국 중국이 필요한 중간재를 공급하면서 중국의 TOP3의 교역국이 되었다. 이는 역으로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은 바로 몸살이 나는 구조다. 그래서 한국은 제조업의 측면에서 보면 “준(準)중국”이다. 한국의 제조업은 중국의 수요에 울고 웃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 대중국교역에서 정말 얼마나 벌었을까? 철강, 화학, 조선, 기계는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그간 번 것을 다 토해 내었고 한국의 자동차와 핸드폰 정도가 돈을 벌었다. 그런데 이들 산업에서 순이익을 얼마나 냈을까?


자동차와 핸드폰회사들의 순이익률은 10%대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업종이익은 소재산업에서 적자와 상계하면 대중국 순이익은 크게 줄어든다. 그런데 금융위기 전에 중국을 잘 모르면서 한국의 금융이 큰 돈을 중국펀드에 왕창 질러 3분의1 토막이 났다. 그런데 지금 핸드폰시장에서도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의 저가 핸드폰업체의 공세에 밀려 한국의 핸드폰 업체들이 고전 중이다. 제조업이 아무리 잘해도 금융이 사고 치면 국가전체적으로는 그 의미가 반감한다.

 
거기에 금융시장에서 대중국 수출수혜 주라고 외국인들이 왕창 샀다가 주가를 올려 놓고 난 뒤 실적이 엉망 되기 전에 외국인이 시세차익 누리고 나간 덕분에 국부가 유출된 것까지 합치면 한국이 대중국사업에서 힘만 들었지 크게 번 게 없다. 


제조업과 금융에서도 그렇지만 유통업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의 내노라하는 유통업체들이 중국에 뒤늦게 뛰어들어 줄줄이 적자 내고 점포 문닫고 철수하고 있다. 중국의 유통시장을 만만히 보고 덤빈 탓이다. 한국에서 재래시장의 상권을 잡아먹어 몸집만 키운 실력으로 호랑이도 옆집가면 고양이에게 지는 나라 중국에 갔으니 살아남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이 중국을 바꾸고 있다


인터넷이 관시(关系)의 나라 중국을 바꾸고 있고 중국인을 바꾸고 중국의 소비를 바꾸고 있다. 한국은 제조강국으로 폼 잡고 있지만 중국이 관시로 맺어진 유통강국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한국의 유통업체들이 중국에서 줄줄이 적자로 점포폐쇄와 규모축소를 하고 있다. 돌멩이도 팔리는 목 좋은 자리를 임대해야 하는데 임대료 싼 2급지에 점포를 열었으니 장사될 리 만무하다.


그리고 중국에 투자해서 돈 먹으려면 중국의 China-MBA들이 필요한데 중문전공자들이 대거 주재원으로 나갔다. 중국어의 나라에 중문과 출신만 보내면 승부는 뻔하다. 중문과 출신이 아닌 중국어가 능통한 상대출신으로 전사를 짜야 한다. 역관(譯官)이 아닌 거상(巨商)을 키워야 한국이 대중국 손익계산서에서 흑자를 크게 낼 수 있다.


물고기는 호적이 없다. 일본 어부에 잡히면 일본산, 한국 어부에 잡히면 국산, 중국 어부에 잡히면 중국산이다. 그래서 물고기만큼 황당한 것이 없다. 기술도 마찬가지고 제품도 마찬가지다. 브랜드가 아니라 원산지가 실제로는 중요하다. 기술은 물고기 마냥 돈다. 가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의 첨단기술, 신제품 기술이 출생지는 선진국이지만 지금 대거 중국으로 이사 가고 있다. 시장이 있는 곳에 기술이 따라가기 때문이다.


지금 전세계 신기술들이 중국에서 놀고 있고 중국서 만들어 전세계로 팔린다. 한국의 강점이 전세계의 기술과 만나면 빛이 바랜다. 중국기술은 낙후되어있지만 중국시장에 들어온 세계기술은 한국보다 수준 높은 것이 수두룩하다. 중국에서 돈 번다는 것은 중국기업과 경쟁이 아니고 전세계기업과 경쟁이다. 한국의 적은 중국기업이 아니라 중국에 들어온 서방기업이다. 인터넷기술도 마찬가지다.

 

중국 인터넷경제 장악이 급선무


아이폰이 중국을 바꾸어 놓았다. 신장의 유혈사태도, 음식점의 불량식품도, 고관들의 여성들과 부적절한 행위나 부적절한 거래도 카메라 달린 핸드폰이 관찰자, 고발자가 되고 있다. 숨겨놓은 CCTV보다 손에 들고 다니고 언제 어디서나 전송이 가능한 ‘이동 CCTV’인 핸드폰이 중국을 바꾸어 놓았다. 요우쿠, 위쳇 등의 SNS네트웍에 무조건 찍어서 올리고 유통시킨다.  


그리고 이젠 아이폰을 통한 전자상거래시대다. 타오바오를 통한 매출액이 어지간한 오프라인 제조업체의 매출액을 한참 전에 넘었고 그 성장 속도가 장난아이다. 물건은 오프라인에서 보고 구입은 타오바오에서 한다. 작년에 11월11일 빼빼로 데이 매출액이 하루에 6조원에 달했는데 금년에는 1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새로운 변화다.

 

알리바바닷컴의 전자상거래 거래액이 삼성전자 매출액을 뛰어 넘고 온라인게임 업체 텅쉰의 시가총액이 1600억달러가 넘어섰다.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자본주의 역사상 최대인 240억달러의 IPO를 했고 시가총액으로 세계 3위의 인터넷회사로 부상했다. 이 모든 것이 유통과 인터넷 혁명의 덕분이다.


시장이 수요를 만들고 돈이 힘을 만든다. 이젠 중국의 모바일과 인터넷가입자가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금 농민 다음 왕민(网民: 네티즌)이다. 지금 세계 정보서비스업계는 중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차이나이제이션(Chinaization)’의 회오리바람으로 흔들린다.


이젠 세계 정보산업에서 1등은 반드시 중국에서 1등해야만 가능하다. 중국의 돈과 인터넷과 모바일 가입자의 수가 바로 권력이다. 중국에서 비즈니스는 이젠 유통을 장악하지 못하면 끝이고 그 유통의 중심에 바로 인터넷이 있다.


한국에서 대중국 손익계산서는 이젠 제조에서 원가경쟁력이 아니라 유통과 금융을 같이 봐야 답을 제대로 얻는다. 그리고 실물경제가 아니라 이젠 사이버경제, 인터넷경제에서 유통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한국의 대중국 손익계산서는 더 쪼그라들 가능성이 있다.


중국을 상대로 돈 벌이하는 기업이 많지만 이젠 한국은 중국경제가 기침하면 바로 몸살이 나는 구조가 됐다. 그 동안 제조업체들이 중국 비즈니스에서 벌었던 돈을 금융투자로 입은 손실과 상계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더욱이 중국 인터넷경제와 내수시장이 급증하자 이젠 중국에서 1등하지 못하면 세계1등은 물 건너 간다. 제조업 수출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인터넷경제와 유통 그리고 금융까지 꿰뚫지 못하면 대중국 비즈니스는 절름발이 신세를 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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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융업계에서 25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이사를 지냈다. 북경의칭화대 경제관리학원(석사), 상하이의 푸단대 관리학원(석사•박사)에서 공부했다. 한화상해투자자문, 상해 총영사관 경제금융연구센터 초빙연구위원,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을 지냈다. 금융기관, 정부, 기업체, 대학CEO, MBA, EMBA과정에 중국경제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네이버금융란에 중국경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면 누적 조회수가 450만 명 이상인 중국경제금융분야 인기 칼럼리스트다. <5년후 중국:2012>,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2010>, <중국 금융산업지도:2011>,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2011> 등의 저역서가 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bsj7000
bsj7000@hanmail.net    [전병서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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