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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중국 신문 바로 읽기

[2015-04-07, 11:38:37] 상하이저널
신문은 예로부터 방송과 더불어 각종 소식들에 대한 정보전달을 도맡는 중요한 매체로 자리잡아왔다. 인터넷 매체의 발달 속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매일 신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정보전달 매체를 넘어 우리 일상 생활 깊숙이 위치한 신문의 역할을 보여준다. 신문은 해당 지역의 문화, 시사, 정세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나 기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한다. 이렇듯 현지의 신문들은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도우미와도 같은 기능을 한다.
 
하지만 해외에서 생활하는 우리 교민들에게 중국 현지 신문은 낯설기만 하다. 각종 어려운 시사용어가 가득한 지면을 읽어 내려간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며,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쓰여져 있기에 더욱 그렇다. 또한 평소에 중국 신문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 익숙지 않다는 점도 하나의 애로사항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교민들에게 중국 신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중국과 상하이의 대표적인 신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중국의 신문들
 
 
인민일보(人民日报-Rénmínrìbào, People’s daily)
<인민일보>는 명실상부하게 중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일간지이다. 중국 전체 인구를 생각했을 때 그렇게 많은 편에 속하지는 않지만 하루에만 300만부 이상이 발행되며, 이는 국내 최대 유력지인 <조선일보> 발행 부수의 약 2배에 해당한다. 1992년에 일찍이 유네스코 선정 세계 10대 신문으로 선정됐을 정도니 그 큰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올해로 창간 67주년을 맞는 <인민일보>는 1948년 허베이(河北)성에서 창간되었으며, 창간 이듬해부터 쭉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 역할을 맡아왔다. 따라서 <인민일보>에는 주로 정부당국이나 당 지도자들의 연설, 정치적 해설 등과 같이 당의 견해를 대변하는 기사가 주로 실리며, 당 정부 또한 주장을 대내외에 표명하는 데 있어 <인민일보>를 주된 선전 기관으로 삼고 있다.
 
인민일보
인민일보
 
환구시보(环球时报-Huánqiúshíbào, Global Times)
<환구시보>는 1993년 <인민일보>의 국제부 기자들이 주축이 되어 창간한 국제 시사지이다. <인민일보>가 대내적, 국내적 이슈를 다룬다면 <환구시보>는 대외적, 국제적 뉴스를 주로 다룬다고 볼 수 있다. 그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인민일보>의 자매지라는 점을 등에 업어 많은 구독자를 두고 있다. 2009년부터는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를 발행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외교관이나 이주민 등의 영어 독자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왔다. <환구시보>는 국제뉴스를 전문적으로 보도하는 만큼 세계 각지에 파견기자를 두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일본, 대만, 미국 등의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덧붙여서, <환구시보>는 일반 신문크기의 1/2 정도인 타블로이드판으로 출판되어 뛰어난 간편성과 휴대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환구시보
환구시보
 
광명일보(光明日报- Guāngmíngrìbào)
<광명일보> 또한 <인민일보>와 마찬가지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기관지중 하나이다. <광명일보>는 지식계층을 겨냥하여 창간되었으며, 이 때문에 학술이론, 문화, 예술 등의 주제를 한층 더 심도 있게 다루는 기사들이 주를 이룬다. 중국의 민주당파 정당인 중국민주동맹이 1949년 창간하였으며, 창간 당시 공산당 유력 인사인 마오쩌둥(毛泽东), 저우언라이(周恩来), 주더(朱德)등이 기념사를 남기기도 했다. 이후 1994년, <광명일보>는 교육, 과학기술, 문화 등의 선전을 맡는 공산당 산하 중앙선전부의 언론으로 발탁되어 본격적으로 당 기관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위 신문들 외에도 경제전문지인 <경제일보(经济日报)>, 중국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实)>, 중앙군사위원회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军报)>, 공산당청년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 중국노동조합 기관지인 <공인일보(工人日报)> 등이 전국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광명일보
광명일보
 
상하이의 신문들

신민만보(新民晚报-Xīnmínwǎnbào)
<신민만보>는 상하이의 대표적인 유력지방지이다. <신민만보>는 공산당 상하이시위원회 기관지이며, 지방지임에도 불구하고 일일 발행부수가 110만부에 달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신민만보>는 기존에 1929년 난징에서 <신민보>라는 이름으로 창간되었으나 1946년 상하이 지사를 설치하게 되면서 서서히 중심을 상하이로 옮기기 시작했다. <신민만보>는 경제,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종합적인 주제를 다루며, 인접한 저장(浙江), 장쑤(江苏) 일대의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정책선전(宣传政策), 지식전파(传播知识), 풍속개량(移风易俗), 생활풍부화(丰富生活)를 편집강령으로 삼고 있으며, 이에 맞춰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기사들을 보도하고 있다.
 
신민만보
신민만보
 
해방일보(解放日报-Jiěfàngrìbào)
1941년 창간된 <해방일보>또한 상하이의 유서 깊은 지방지이다. 기존에는 중국공산당의 정치이론을 다루는 간행물로 출간이 되었으나 서서히 다양한 분야를 다루기 시작해 오늘날의 종합 신문이 되었다. <신민만보>와 마찬가지로 공산당 상하이시위원회의 기관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상하이 외에도 베이징(北京), 우시(无锡), 쑤저우(苏州) 등의 지역에 인쇄소를 두고 있으며 일본, 미국을 포함한 20여 개의 국가에서도 현재 발행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해방일보>는 여러 분야를 두루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정치, 경제분야에서 뛰어나 크게 인정을 받고 있다.
 
해방일보
해방일보
 

기존의 상하이 지방지는 <신민만보>, <해방일보>, 그리고 현재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문회보(文汇报)>의 3강 구도였지만, 1990년대 말 <문회보>와 <신민만보>가, 2013년에 <해방일보>와 <문회보>가 회사를 합병하며 새로 상하이 보업 집단을 설립했다. 위의 신문들 외에도 <신문만보(新闻晚报)>, 새로 창간된 <동방신보(东方晨报)>와 <동방조보(东方早报)>등이 있으며, 타 지역 지방지로는 앞서 언급된 홍콩의 <문회보>와 광둥(广东)의 <남방도시보(南方都市报)>와 <남방주말(南方周末)> 등이 유명하다.
 
중국신문계에 불어오는 새바람
중국의 모든 언론은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총괄 통제하고 있으며, 신문과 잡지에 대해서도 중앙정부기관인 국가신문출판총서의 관리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언론들이 국민의 입장이 아닌 국가의 이해관계에 입각해 보도할 수 밖에 없는 실상이며, 앞서 소개된 신문들 모두가 당 기관지라는 점 또한 이런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와 같은 이유로 중국의 신문은 대부분 정부 선전기관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언론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상하이 보업 집단이 창간한 인터넷 신문인 <팽배신문(澎湃新闻)>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팽배신문>은 2014년 7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인터넷 신문으로, 지면이 아닌 웹사이트,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상 타 신문에 비해 정부 규제로부터 자유로우며,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창간한지 얼마 안 됐지만 ‘할말은 하는’ 신문으로 각광받고 있는 추세이다. 보수만을 견지해온 중국 언론계에 이러한 변화가 일어온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신문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지금, 중국 언론의 진일보된 모습을 기대하며 지켜보아도 좋을 것 같다.
 
▷고등부 학생기자 이재욱(상하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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