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광저우(廣州)의 한 사설 건강센터에서 4살 난 자폐아가 20㎞를 걸은 뒤 숨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5일 중국광보망(中國廣播網)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광저우의 한 사설 건강센터에서 회복훈련을 받던 4살 난 자폐아 자자(嘉嘉)가 숨진 채 발견됐다.
자자의 어머니는 지난 3월초 특수아동 관련서적 등을 통해 자폐아 회복기관인 '천도정기(天道正氣)'를 알게 된 뒤 거주지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남쪽 끝단인 광저우까지 달려가 자자를 폐쇄식인 이 기관에 입소시켰다.
자자의 어머니는 학비로 3개월치인 3만1천200 위안(약 550만원)을 선납했다.
월수입이 5천 위안에도 못 미쳤지만 1%의 가능성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변에서 돈을 빌려 학비를 마련했다. 당초에는 광저우에 머물면서 아들을 돌볼 생각이었지만 기관에서 이를 거절해 단둥으로 돌아가야 했다.
자자는 숨지기 하루 전 아침 6~8시 사이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오전에 10㎞를 도보 행군했다. 낮 12시에 기관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다시 9㎞를 걸었다. 저녁에는 다른 애들과 놀지도 않고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아침까지 12시간을 내리 잤으나 이날 저녁 고열과 함께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 회복기관은 입소 아동들에게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유명한 곳이다. 두꺼운 솜옷을 입힌 채 하루 10~20㎞를 걷게 하고 가공식품과 군것질을 금지했으며 밥 먹는 것 외에는 채식과 소량의 과일만 허용했다. 또 낮 시간에 물을 많이 먹게 하고 시간당 한 번씩 소변을 보게 했다.
자자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자자가 어른들도 걷기 힘든 행군을 했다면서 정부와 감독당국은 뭘 하고 있느냐며 성토했다.
자자의 사망은 최근 바이두가 추천한 병원에서 엉터리 치료를 받다가 엄청난 치료비만 탕진한 채 숨진 대학생 사망사건과 연계돼 중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광저우 공안은 자자의 사망 이후 함께 입소해있던 10여명의 다른 어린이들을 귀가 조치하고 부검을 통해 자자의 사인을 규명 중이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