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학부모 간담회 개최
한국상회 사태 관련 “회계 투명해”
신축 교사로 이전한 지 10년이 된 상해한국학교가 교육환경 개선에 나섰다. 이에 앞서 최근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사태로 우려하는 학부모들을 안심시켰다.
지난 18일 한국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 8명, 학부모회 대표 8명을 비롯해 신현명 교장, 이상문 교감, 신문권 행정실장이 참석해 한국학교 운영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동한 운영위원장과 이영태 지역위원을 제외한 14명은 모두 학부모로 구성됐다.
학교 곳곳 노후시설
‘안전사고 우려’
이날 주요 안건은 ‘학습 환경 개선 및 안전을 위한 대응방안 마련’이었다. 10년째 사용한 에어컨, 책․걸상, 급식실 식기세척기 등은 교체가 필요하며, 비가 올 때면 건물마다 누수가 심각하다. 문고리가 고장 날 때마다 위치를 바꿔 다느라 일부 화장실 문은 성한 곳이 없다. 최근에는 건물 외벽의 일부가 땅으로 떨어져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특히 체육관의 경우 노후 정도가 심각해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기에도 불편한 지경에 이르렀다. 올해 교육부에 신청한 체육관 증축 예산이 반려돼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게 된 상황.
신문권 행정실장은 “교육부에 국고지원금 증액 편성도 요청하고, 건축기금의 일부를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동한 운영위원장은 “발전기금마저 점점 줄고 있다. 모금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건축기금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액과 총 공사비용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수리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교사 처우 개선 필요해”
수업료 인상될 듯
이날 신현명 교장은 내년도 운영 개선안으로 △진로교육 및 대학진학 지도 강화 △인성교육 실천대회 신설 △외국어 교육 내실화 등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계획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에 신 교장은 “우수 교원 확보와 협력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주택보조비를 현실화하고, 성과상여금을 도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예산 마련을 위한 대응 방안으로는 수업료 인상, 시설사용료 인상 등이 검토됐다. 학교 측은 “물가와 규모 대비 타 한국학교에 비해 학비가 낮은 편”이라며 “수업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학부모회 김동아 총회장은 “노후된 시설 수리를 위한 건축기금의 사용과 학비 인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끝나지 않은 한국상회 사태
“학교 운영에는 차질 없어”
이날 상하이총영사관 한석희 총영사는 간담회의 일부에 문태열 교육영사와 참석해 상해한국상회 및 한국학교 이사회 상황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었다. 한석희 총영사는 “하루 빨리 상황이 안정화돼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명 교장은 “현재 학교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통상 12월에 추경예산 심의를 거쳐야 하므로 그 안에 이사회 구성이 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학교 이사회는 성원 부족으로 차기 이사회 구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상해한국학교, 왜 논란 됐나
한국상회 사태가 한국학교로 불똥이 튄 데에는 한국상회 회장과 교육담당 부회장이 한국학교 이사회에 당연직을 맡는 시스템에 있다. 논란에 휩싸인 한국상회 정희천 회장이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어 한국학교 회계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신현명 교장은 지난 5일 교민 커뮤니티에 “한국학교 회계는 투명하게 운용되고 있다. 의혹이 있으면 언제든 학교를 찾아달라”는 취지의 글을 게시해 진화에 나섰다.
상해한국학교 측은 24일 열릴 공청회에 참석해 입장을 밝히고 관련 의혹에 대해 답변할 예정이다.
김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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