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노벨 문학상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었다. 공식 수상 이유는 ‘미국 가요 전통 속 참신하고도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낸 공로’. 이례적인 결과에 세간에는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노벨 문학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이상적인 방향으로 문학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여를 한 분께 수여하라”는 유언에 따라 만들어졌다. 소설가와 시인들의 수상 빈도가 당연히 높지만, 두 번째 수상자인 독일의 역사가 몸젠처럼 모든 수상자가 문학인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밥 딜런의 수상이 그리도 논란이 되는 것일까?
밥 딜런(Bob Dylan)
1962년에 데뷔한 미국의 밥 딜런은 대중음악을 시적 경지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중음악이란, 그 말 그대로 대중적이다. 중독성 있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대중을 상대로 한 음악은 종종 깊이가 없고, 상업적이라는 폄하의 대상이 되기 일쑤이다. 그러나 밥 딜런에게 대중음악은 자기 자신만의 철학과 관념 등을 피력할 수 있는 매개체였다.
저항적이고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로 가득 찬 그의 노래들은 시대정신을 대표함과 동시에 이를 선도했다. 부조리한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부르짖던 히피들에게 그의 음악은 경전과도 같았다.
음악이란 때로는 심금을 울리는 문학작품과 동일선상을 달린다. 소설과 시들이 내용의 전개와 운율 등으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면, 노래의 가사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한다. 밥 딜런의 위대함은 이 두 매개체를 매끄럽게 하나의 예술적 존재로써 승화시켰다는데에 있다. 물론, 이 업적이 문학이란 범주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마는지는 논쟁거리이다.
그의 예술적 정체성은 문학과 음악의 조화로운 혼합물일까, 아니면 그저 대중음악에 불과할까? 스웨덴 아카데미는 전자를 택했다. 그들은 더 이상 글로만 정의되지 않는 문학이라는 시대정신에 발맞추어 수상자를 선정한 것이다. 현대 세계는 ‘공감’을 중핵으로 회전한다.
문학을 소설과 시로서만 규정함은 클리셰적인 접근법인 동시에 ‘모든 크레타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선언한 크레타인 에피메니데스의 역설과도 같다. 문학이란 대중을 위한 것이다. 대중을 위한 문학이 아닌 문학을 위한 대중을 갈망하는 소위 ‘지성인’들은 그들이 더 이상 지동설을 부르짖던 갈릴레오가 아닌, 천동설이란 망각의 늪에 빠진 교황 바오로 5세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강지우(콩코디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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