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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활동하는 화교 기업가들

[2017-06-25, 06:35:05]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세계 여러 나라에 거점을 두고 있는 화교 공동체는,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세계경제 속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각국의 화교 자본은 해당국가의 경제를 발전시킴과 더불어 자국인 중국의 경제발전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체제의 주체인 화교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고, 어느 나라에 얼마나 거주하고 있으며, 성공한 화교 기업가들은 누가 있는지 알아보자.

 

 

화교란?
화교는 본국을 떠나 해외 각지로 이주하여 현지에 정착하면서 본국과 사회적, 문화적, 법률적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중국인과 그 자손을 뜻하며, 여기서의 중국인은 중국 국적 소유자도 포함될 뿐만 아니라 타이완 국적을 가진 사람도 포함된다.

 

 

화교의 분포
화교는 전 세계에 약 1,800여 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90%이상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홍콩, 타이, 필리핀 등 동남 아시아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화교들은 거의 대부분이 유통, 금융을 중심으로 경제분야에 진출하여 해당국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여러 방면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화교의 경제력과 배타적인 민족 중심의 단결력이 현지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민족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화교 기업가

 

 
화빈그룹 옌빈(严彬) 회장

태국의 화교이며 현재 화빈그룹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옌빈 회장은 산둥성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린 시절은 문화대혁명 기간이었는데, 그는 이 시기 농촌에서 일하며 연간 92위안(한화 약 1만 5000원) 밖에 받지 못하였다. 이로 인해 그는 매일 고구마로 끼니를 때웠고, 가난을 벗어나고자 태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의 태국 생활이 순탄치는 않았다. 태국 생활 초기, 그는 극심한 자금부족으로 인해 몸 속의 피를 팔면서까지 생계를 이어나갔다. 일자리를 찾던 중 그는 한 기업에 입사하게 되었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 아래 근무하였다. 옌빈의 성실함을 높이 평가한 사장은 그에게 불과 입사 2개월 만에 팀장 직책을 맡겼고, 이는 그의 노력의 산물이었다. 이후 1984년 옌빈은 태국에서 화빈그룹을 설립하였다. 그는 만 서른이라는 이른 나이에 물류, 국제무역 등을 담당하는 종합기업의 최고경영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1995년에 옌빈은 중국으로 돌아왔고 자신의 투자 안목을 발휘하며 기업의 부흥을 이끌었다.


중국에서 화빈그룹 옌빈 회장은 ‘레드불’의 대명사로 통한다. 레드불은 본래 태국에서 탄생한 에너지 드링크(기능성 음료) 이 레드불을 중국에 들여온 것이 바로 옌빈 회장이다. 일부 중국인들이 레드불의 창시자를 옌빈 회장으로 착각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현재 레드불은 중국 내 기능성음료 점유율 80%를 자랑하며 중국에서 대표적인 화교 기업이자 다국적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창장그룹 리자청(李嘉诚) 회장
리자청은 1928년 중국 광동성 동부에 위치한 차오저우(潮洲)시골마을에서 2남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리자청의 아버지 리윈징(李运经)이 초등학교 교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가정형편은 그리 좋지 못했다.리자청이 9살이던 1937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면서 중일전쟁이 시작되었고, 이듬해 중학생이던 리자청과 가족들은 전쟁을 피해 홍콩으로 이주하게 되었다.홍콩에서 아버지가 폐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부득이하게 가장이 된 14세 소년 리자청은 생계를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사회로 나가 생활전선에 뛰어 들 수 밖에 없었다.그는 1947년 플라스틱 영업사원으로 입사한지 1년만에 특유의 성실함과 탁월한 영업능력을 회사로부터 인정받아 총경리로 승진하였다.하지만 그는 총경리가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게 되었고,1950년 리자청은 22살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모아두었던 7천달러를 투자해 오늘날 창장그룹의 모기업인 “창장 플라스틱’을 창업했다.창업 후 리자청이 개발한 플라스틱 조화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창장 플라스틱’은 단숨에 플라스틱 업계에서 유명한 회사가 되었다.이후 1958년 홍콩 경제가 성장기에 접어들어 외국 자본이 홍콩으로 몰려들 무렵,리자청은 플라스틱 조화사업에는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부동산사업에도 뛰어들었다.1970년대 홍콩의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리자청이 값싸게 매입했던 부동산이 2배 이상의 이익을 남겼고,리자청은 계속해서 플라스틱 조화에서 조달한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개발하는 방식으로 부를 늘려나갔다.또한,1970년대 말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리자청은 부동산 투자에서 주식매입으로 투자영역을 확대했다.그 후로도 리자청은 전신,기초건설,서비스,소매업 등 여러 영역에 걸쳐 투자며 홍콩을 국제무역의 허브도시로 발전시켜 나갔다.리자청은 포브스지가 발표한 홍콩의 50대 재벌 순위1위를 19년째 지켜냈다.리자청의 재산은 2016년 기준 미화로 303억달러(한화 약 3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항만부터 부동산까지 사업을 넓혀 ‘슈퍼맨 리’로 불리는 리자청은 최근에는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홍콩에 이어 중국의 부동산 외 다른 사업으로까지 사업분야를 넓히고 있다.

 

 

사림그룹 린샤오량(林绍良) 회장
오늘날 사림그룹의 기틀을 마련한 린샤오량은 1938년 푸젠성(福建省)에서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였으며 그의 인도네시아 이름은 수도노 살림(Sudono Salim)이다. 현재는 막내아들 안토니 살림(Anthony Salim)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화교기업인 사림그룹은 농업, 금융업, 부동산업, 제조업, 임업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며 총 매출액이 인도네시아 GDP의 10%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에서 화교 인구는 4%에 지나지 않지만, 경제의 약 80%를 지배하고 있으며, 매출 상위 20대 기업 중 18개 기업이 모두 화교기업일 정도로 화교의 위력은 막강하다. 1994년 4월 개최한 린샤오량의 금혼식 파티에는, 친족 이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약 2천명의 거래처 간부와 정부 고관들이 참석할 정도로 인도네시아에서 사림그룹의 화교 네트워크의 광대함과 영향력은 대단하다.

 

 

자리그룹 궈허녠(郭鹤年) 회장
말레이시아의 ‘호텔왕’,’설탕왕’으로 불리는 자리그룹의 궈허녠 회장은 2006년부터 말레이시아 부호 1위자리를 단 한번도 놓친 적이 없다. 113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해 지난해 세계부호 110위에 올라 있는 궈허녠은 화교2세 창업자로 1923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아버지는 푸젠성(福建省) 출신이다. 궈허녠의 그룹은 설탕, 제분, 화학, 시멘트, 해운, 금융, 부동산, 호텔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복합기업이다. 설탕과 호텔이 중심 업종이며, 설탕은 세계 거래량의 10%, 말레이시아 거래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궈허녠의 그룹이 설탕으로 기초를 다졌다면 지금은 호텔업과 부동산으로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궈허녠은 또한 싱가포르에 관광호텔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1967년 5성급 호텔을 지었다. 이어 동남아 주요 도시와 중국 대륙의 주요 도시에 ‘샹그릴라’브랜드의 호텔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 모두 29개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화교 네트워크의 국제화
1981년 설립된 국제화교협회는 산하에 150여개의 소규모 협회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고 2년마다 회의를 개최하여 그 동안 미국, 홍콩, 마카오, 캐나다, 프랑스, 필리핀, 태국 등지를 순회하면서 회의를 해왔다. 세계화상대회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상 네트워크이다. 세계 각국에서 1,000여명의 화상들이 참여하며 대표적인 화교기업가들을 중심으로 성공한 화교 정치가, 저명한 학자도 초청해 강연 연구발표 등을 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화교들은 전세계의 경제, 특히 아시아의 경제 지도를 바꾸고 있으며 현지화, 세계화 전략을 꾸준하게 전개하고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격년제로 열리는 세계화상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2002년부터 매년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하여 600만 해외 동포의 경제적 교류와 해외투자유치설명회를 여는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행사를 하고 있다. 올 해는 10월25-27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제16차 세계한상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화교 네트워크 못지 않게 세계한상대회가 한민족 경제인의 네트워크로 세계경제에 이바지하길 바란다.

 

학생기자 조민서(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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