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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성연대•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 신주영 대표

[2018-05-19, 06:30:45] 상하이저널

"생활 속 성평등부터 여성폭력 피해 지원까지"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_왼쪽부터 서란경(영화상영팀), 신주영(대표), 김경은(강연교육팀)

 

상하이한인여성연대는 어떤 단체이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오래 전 일이지만 상하이 오기 전 한국에서 여성운동, 풀뿌리 주민운동을 했었어요. 그래선지 한국에서 날마다 들려오는 미투 관련 소식을 흘려 듣기 어려웠어요. 어쩌면 이 일이 우리사회의 차별과 위계에 의한 폭력을 걷어내고 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겠구나 생각했어요. 반면 이곳 상하이 교민사회는 사는 곳의 특수성 때문인지 성평등 의식이나 성교육 수준이 한국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었어요.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그 변화에 부응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되더군요.


우연히 이 얘기를 함께 인문학 독서모임을 했던 사람들과 나누다 성별과 연령을 떠나 개개인의 권리와 존엄성을 존중하는 생활교육이 답이라는 것에 뜻을 같이 하게 됐어요. 소박하게 ‘인권교육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자 하고 첫 공개모임을 가졌죠.

 

그런데 평소 상하이 교민사회에 이런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던 여성들이 많았나 봐요. 누가 올까 했던 모임에 많은 여성들이 함께 하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순식간에 첫 모임에서 ‘상하이한인여성연대(이하 여성연대)’ 준비위원회로 탈바꿈하게 되었죠. 제일 먼저 예방교육이 필요하겠다 하여 성평등 초청강연을 추진했어요. 지금은 이 강연이 끝나면 보다 안정적인 조직이 필요할 것 같아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어요.

 

여성연대과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여성과 인권’이라는 공통의 관심을 지닌 여성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상하이한인여성연대가 만들어졌고 그 힘으로 영사관과 공동 주최의 상하이 교민사회 최초 성평등 강연이 성사됐죠. 그러나 이것이 일회적인 시도로 끝나지 않고 이후 일상적 성평등 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회원들의 의견이 모아졌어요.

 

내부토론 끝에 상하이 교민사회에 일상적인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상하이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으로 전환하기로 한 거죠. 그러나 상하이한인여성연대의 틀은 앞으로도 유효해요. 상하이 한국교민 여성들이 큰 틀에서 함께 해야 할 일에는 이 여성연대로 공동대응 해나갈 겁니다.

 

그렇다면 ‘공감’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요?


‘공감’은 여성인권을 주제로 한 소모임 활동을 주로 하는 회원조직이 될 거예요. 현재 성평등 교육/여성영화 상영모임/ 성폭력, 가족폭력 피해자 지원 등 소모임이 결성되어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교민사회에서의 활동을 준비하고 있어요. 일상활동에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활동에 지지를 보내는 분 역시 후원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어요. 또 기존 소모임이 아닌 새로운 소모임(예: 딸들의 평등세상을 준비하는 아빠들의 모임)을 만들어 참여하시는 것도 환영이죠.

 

특히 여성폭력 피해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성폭력, 가정폭력 사건 해결 과정에는 특히 여성친화적, 피해자 중심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사법처리 창구는 영사관이나 중국 공안이지만 저희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피해자 지원의 관점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생각이에요. 장기적으로는 공감에서 한국의 1366여성긴급전화와 같은 창구운영이 목표입니다.

 

본격적인 피해자 상담은 전문영역이라 쉽지 않지만 관련 기관안내, 신고 시 동행, 피해자 피난처 제공 등은 영사관의 협조가 있다면 언제든 가능하리라고 봐요. 이 영역의 자원봉사자 양성을 위해 공감 소모임에서는 피해자 심리와 지원방안을 공부하고 자료를 공유할 계획이에요. 부족하지만 제가 과거의 경력(1366 야간상담, 가정폭력 전화상담, 성폭력 지원단체 실무자, 아동, 가족 사회복지사) 을 살려 피해자 지원 자원봉사 소모임을 이끌려고 해요. 많은 참여와 관심 바랍니다.


그런데 우선은 피해자 지원조직의 존재를 교민들에게 알리는 게 급선무인것 같아요. 이곳에서 작은 도움이나마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면 피해자가 신고를 포기하거나 귀국해 버리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with you 공감에서 실천으로’ 강연은 주로 어떤 분들의 참석을 기대하나요?


먼저 일선학교 교사. 교민단체 간부 등 교민사회를 이끌고 청소년을 지도하는 분들이 적극 참석해 주시면 좋겠어요. 또 상하이 내의 한인의료진 등 피해자를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분들도 관련 사건 처리절차에 대해 정확히 아시는 것이 좋을 것 같구요.  이밖에 청소년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부모님들도 자녀들과 함께 오시면 좋을 것 같네요. 상대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성평등 교육이 성교육의 첫걸음이기 때문이지요.

 

강연 주제처럼 공감하고 실천하려면 상하이 교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이겠죠? 농담도 편하게 못하는 세상이 될까 걱정하기보다 나의 농담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해왔던 것은 아닌지 성찰하고 배려하는 자세도 필요해요.  또 성폭력 피해자가 어렵게 자신의 피해를 증언했을 때 그 아픔에 공감하며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 있는 #With You분위기도 중요해요. 변화하는 사회분위기에서 의식적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성적 불평등을 해소해 나가기 어렵지 않을까요? 또 가정에서부터 가족 구성원의 인권을 존중하는 태도가 성평등 사회를 앞당길 거예요. 이건 부모님들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죠.

 

교민들에게 한 말씀.


성별, 권력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도 눈물 흘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교민화합이죠. 상하이 한인여성네트워크 ‘공감’과 함께 만들어 나가요!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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