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을 맞아 중국 내 초∙중∙고교생 ‘방학 숙제’ 대행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경보(新京报)는 여름 방학 시즌이 되자 중국의 각종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및 SNS 플랫폼에 방학 숙제를 대행해주는 업체가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6일 보도했다.
고객센터 문의→과제 유형 선택→가격 확정→자료 전달→결제→과제 대필→완성본 배송으로 이어지는 숙제 대행 사업은 지난 2009년 등장해 현재 전문 플랫폼이 생길 정도의 체계적인 ‘시장’이 형성됐다.
각 업체마다 요구하는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500자 가량의 초등학생 작문 숙제는 건당 50위안(8000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행 사업에 뛰어든 주체는 대학생이 다수를 차지한다. 실제로 과제 대행 플랫폼 ‘상하이숙제바(上海作业吧)’의 한 업주 게시글에서 “대학교가 개강할 시기에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과제 대행 가격을 높이고 있다”며 “빨리 숙제를 받아보고 싶다면 저렴한 시기를 놓치지 말라”는 문구를 찾아볼 수 있었다.
상하이 사범대학 위에롱(岳龙) 교수는 “현재 대필 서비스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 가중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수업 외에도 다양한 사교육을 받는 중국 학생들이 방학 숙제를 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상하이시 교육지도감독연구센터 양판(杨帆) 연구원은 말했다. 그는 “과제 대필을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빠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심지어 학부모까지도 자녀가 과제를 대필 맡기는 것에 대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필한 과제를 자신이 한 것처럼 속이는 행위는 학생의 성실성, 진실성 등의 도덕 관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에롱 교수는 “대행 시장이 활성화 되면 중국 공교육 환경과 시장 질서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 발전에도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서 및 시장감독 당국이 나서서 제재해 대필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에게 바른 인식을 심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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