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노희경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이 책의 중심 인물인 ‘엄마’는 이름이 따로 없는 “엄마”로 불린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엄마들은 귀한 이름 대신에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불리며 ‘자신’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작용’하며 생을 사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젊어서 남편을 잃고 홀로 외아들을 키웠던 시어머니의 ‘며느리’로, 열등감을 안고 사는 무심한 월급의사인 남편의 ‘아내’로, 중년이 되도록 내내 힘겹고 외롭게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엄마’가 예기치 못한 자궁암 말기 진단을 받으며 시작되는 이 작품은 테마 상으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아 보인다. 이 새롭지 않은 소재가 다시 “인간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고 사람의 가치를 어루만지는 사람 냄새 나는 작가”라는 평을 듣는 노희경 작가의 손끝에서 특별하고 진실하게 재조명된다.
처음 병을 알게 되자 엄마는 절규하지만, 놀랍게도 오래지 않아 수긍한다. 그리고 또다시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가족 안에서 ‘작용’한다. 하나 둘 자신이 떠난 후 남게 될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다, 우리네 엄마들의 전형이 그런 것처럼….
이 작품은 1996년 4부작 드라마로 첫 선을 보인 후에 2010년 책으로 출간, 연극으로 상연됐고, 2011년에는 영화로 제작됐다. 2017년 12월 9일 다시 4부작 드라마로 제작,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영됐다.
두 뺨만 젖는 것이 아닌, 가슴이 가득 젖도록 울음을 쏟아내 본 게 언제였을까. 그리고 원인이야 모두 다르다 하더라도, 이렇게 온몸으로 울음을 쏟아낸 후에는 또 언제나 찾아오는 ‘마음의 정화’가 있다.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한 걸음을 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기운 말이다.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오늘을 ‘특별하게’ 또 ‘감사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신혜정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 사이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온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