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 변창애┃민족문제연구소┃2010-03-15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 소리가>는 1907년 출생, 1997년 별세하신 허은 여사의 자서전적 구술서이다. 책 속에는 이전에 미처 글로도 만나보지 못한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이름과 사건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지면에 다 소개할 수 없는 그 시대 만주 독립운동 현장의 온갖 고난이 실려있다.
서울 최고의 부자이자 고위 관리였던 우당 이회영 6형제, 지방 유학자였던 시조부 석주 이상룡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그리고 <임은 허 씨 항일운동사>라는 책이 발간된 정도로 항일역사의 산증인인 허씨 집안 등 일제 치하에서 고통받는 동포를 위해 자신들의 막대한 재산과 명망을 자발적 고난으로 바꾸어 나간 3문중의 얘기가 여성의 눈으로 읽히고 쓰인 책이다.
남성 중심의 영웅적 독립운동사에 익숙한 우리는 해방 후 70여년이 되어서야 독립유공자 추대도 받고 그분들의 행적에 비로소 제대로 된 불빛을 밝히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정작 안살림을 책임졌던 허은 여사와 같은 분들이 살아온 발자취야말로 근대사의 산 역사 그 자체일 것이다. 당장 나부터도 고향인 경상북도 구미의 왕산기념관을 책을 보기 전까지 그 존재를 몰랐고, 두 번이나 방문했던 허은 여사의 시 종택 경북 안동 <임청각>의 소유권이 아직도 불분명한 상태인 현실이 부끄럽고 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류제영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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