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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숙제, 일상 속의 일본어 잔재

[2019-06-28, 06:12:47] 상하이저널
올해는 임시정부가 수립 된 지 10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일제 치하 당시 사용했던 수많은 단어와 표현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일본어 잔재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어 잔재는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생활 속에 정착하였고, 우리는 그러한 단어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무분별하게 일본어 잔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본어 잔재 단어는 무엇이 있을까?

'한국 알리미' 서경덕 교수의 연구팀과 대한민국 홍보 연합 동아리 ‘생존경쟁'은 일본어 잔재 사용의 현주소를 알고자 대학생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일본어는 우리가 흔히 예상 했을 법한 구라,간지, 기스,호치케스와 같은 단어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일본어라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단어들도 포함돼 있었다. ‘식상하다’와 ‘땡땡이 무늬’, ‘고참’과 같은 단어들도 모두 일본어 잔재로서 현재 쓰이는 단어와 표현들이다. 식상하다는 표현은 무언가에 물리거나 싫증을 느낄 때 주로 쓰는 표현이지만 일본식 한자어 ‘쇼쿠쇼(食傷)’를 한국의 음대로 읽으면서 생긴 단어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땡땡이’라는 표현은 몇 개의 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일본어 ‘텐텐(てんてん)’을 한국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고참’이라는 단어는 일본어 ‘고산(こさん)’을 우리가 발음하기 편한 데로 사용하여 탄생한 단어이다. 또한 ‘학생이 실제 경험을 통하여 지식을 넓히도록 교사의 인솔하에 행하는 여행’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수학여행이라는 단어도 일제 치하 당시 사용되었던 단어 중 하나이다. 당시 일본의 교육부 장관 ‘모리 아리노리’가 배움을 닦기 위한 여행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수학여행 (修学游行)이라는 새로운 교시를 도입시켰다. 일본에서 이때부터 사용된 수학여행이라는 단어가 현재 한국에서도 사용 중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단어를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은 어떤 것이 있고 일본어 잔재가 여전히 만연하게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특정 대상에 대해 질리거나 물릴때 사용하는 ‘식상하다’라는 단어는 ‘싫증나다’라는표현으로 대체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정한 크기의 둥근 물방울을 같은 간격으로 배열한 무늬를 일컫는 ‘땡땡이’라는 표현은 ‘물방울무늬’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또한 오래전부터 한 직위나 직장 따위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뜻하는 ‘고참’이라는 단어는 ‘선임자’라는 우리말로 대체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학여행의 수학(修学)는  ‘학업을 닦는다’는 뜻의 한자이다. 학생들이 직접 세상을 경험하러 떠나는 여행으로 학업의 연장 선상의 뜻을 가지고 있다. 수학여행이라는 단어는 일제강점기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단어로 현재까지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다. 수학여행이라는 단어를 대체하여 ‘졸업여행’, ‘추억여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어 잔재가 사라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라는 질문으로 윗글에 언급하였던 연구팀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유에 대해서는 4가지 의견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대답은 ‘국민의 무관심’으로 나타났다.  ‘일본어 잔재에 대한 교육 및 홍보 부족’, ‘정부의 무관심’ 그리고 ‘언어문화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답변이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어 잔재가 지금도 당연하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것에 대한 문제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더 많은 사람이 일본어 잔재의 존재를 인식하고 한글과 우리말에 더욱 관심을 갖고 보존할 수 있도록 큰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글은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전통을 이어나가주고 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현재의 위상을 갖게 된 데에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우리말의 존재이다. 옛 상처 때문에 일본어 잔재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박혀있는 것은 아프고 복잡하지만, 꼭 알아두고 청산해야 할 잔재이다.
 
학생기자 조현서(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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