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구이저우(贵州) 작은 마을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말고사 성적 우수자 상으로 돼지고기를 수여해 현지 누리꾼들 사이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환구망(环球网)에 따르면, 지난 9일 구이저우성 비제(毕节)시 한린(翰林) 초등학교는 교내 성적 우수자 90명에게 돼지고기 장려상을 수여했다. 기존에는 매 학기 기말고사 성적 상위 3명에게 1등부터 3등까지 각각 300위안(5만원), 200위안(3만 4000원), 100위안(1만 7000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특별히 장학금 대신 돼지고기를 준 것이다.
이는 지난해 중국 전역을 강타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값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 돼지고기 값은 전년도 동기 대비 97% 오르면서 소고기, 닭고기 등 다른 고기 값 상승을 이끌었다. 이 때문에 서민들 사이에서 돼지고기는 새로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금보다 귀한 것’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린 초등학교 설립자 왕하오(王昊)는 “최대 명절 춘절을 앞두고 학생들이 돼지고기를 상으로 받아 집에 가져가면 명절 분위기도 더 날 것이라 생각했다”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수 있도록 돼지고기로 장려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9일 진행된 기말고사 성적 우수자 표창식에는 진귀한 장면이 펼쳐졌다. 바닥에 늘어진 돼지고기들과 등수에 따라 각각 다른 무게의 돼지고기를 들고 있는 학생들까지. 돼지고기 품귀 현상으로 시골 초등학교에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 1등 학생에게는 돼지고기 30근, 2등 학생에게는 20근, 3등 학생에게는 돼지 다리 한 쪽이 각각 수여됐다. 일부 학생은 대나무 장대를 이용해 돼지고기를 업고 집으로 돌아갔고 저학년 학생들은 학부모들이 출동했다. 커다란 돼지고기를 이고 가는 이들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는 부러움이 가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적 우수자 상을 위해 투입된 돼지는 총 7마리로 한 근당 19.6위안(3300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 한 마리에 400근이 넘는다고 가정해 보면 총 5만 위안(84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지금은 어설픈 액수의 장려금보다 돼지고기 상이 훨씬 실리 있고 좋다”, “저 학생들 부모들이 부럽네”, “이 아이들은 진짜 실력을 통해 고기 먹을 자격을 얻었다”, “저런 생각을 한 설립자를 칭찬한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