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를 뒤흔든 전례 없는 바이러스 코로나19로 인한 혼란과 공포는 비로소 잠잠해졌다. 많은 국가에서는 일명 ‘위드 코로나’, 코로나19를 예방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정책을 촉진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는 코로나19를 위험한 바이러스로 분류하는 대신 감기 같은 작은 질병으로 여기고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격리 기간 중 우리 생활을 한층 편리하게 해 준 발명은 바로 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이다. 정식 명칭은 ‘신속 항원 검사’로, 자가 진단 키트는 PCR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편리하고 신속하게 음성과 양성을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다.
자가 진단 키트의 역사
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는 2020년 11월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는 2021년 5월에 처음으로 허가를 받아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가 진단 키트라는 양, 음성 자가 판별 기술은 코로나19 기간 중 처음으로 출시된 것이 아니다. 2019년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인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 자가검사키트, 2017년에는 비타민 D 자가검사키트 등이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다양한 자가 진단 키트 가운데 가장 놀라웠던 것은 비타민 D 자가 검사 키트였다. 질병의 양성, 음성이나 바이러스의 유무만을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있는 비타민의 양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놀랍다고 생각했다.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의 원리
그렇다면 코로나, HIV 등 바이러스 자가 진단 키트는 어떠한 원리로 침 속 바이러스의 유무를 파악하는 것일까? 길이 7cm, 너비 2cm(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 기준, 키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의 작은 몸체 속에서 침 속 성분을 분석해 짧은 시간 내에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가 진단 키트의 원리는 항원과 항체에 담겨있다.
외부물질(바이러스)은 항원, 우리 몸 속에서 외부물질에 반응하는 것은 항체이다. 간단히, 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에서 항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항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 몸에 내장되어 있던 단백질이다. 자가 진단 키트의 몸체 속에는 우리 몸속의 것과 같은 항체가 담겨있어 침을 채취한 시료를 키트에 투입하면 시료 속 성분이 길을 타고 키트 안의 항체와 만나게 된다. 만약 침 속에 바이러스가 있다면 반응해 빨간 줄을 띄게 만든다.
비타민 자가 진단 키트의 원리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비타민 자가 진단 키트의 원리는 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 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비타민 또는 영양소의 종류마다 측정해야 하는 대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침으로도 판별 가능하지만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보통의 비타민 자가 진단 키트는 피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비타민 D의 수치를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25-하이드록시 비타민D의 수치를 측정함으로써 간단하게 혈중 비타민D 수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비타민 자가 진단 키트는 영양소 속 더 작은 단위의 반응체를 이용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대장암, 자궁경부암도 자가 진단 키트로
신속하면서 간편한 자가 진단의 시대에서 자가 진단 키트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한다. 대장암이나 자궁경부암에 대해서는 대장 내시경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암 자가 진단 키트가 벌써 만들어지기도 했다. 더 다양하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자가 진단 키트가 여럿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자가 진단 키트의 단점만 보완한다면 자가 진단 키트는 실용성과 전문성을 모두 갖춘 코로나 이후 시대를 위한 가장 큰 유산이자 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기자 김서윤(SAS 10)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