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妹妹'그녀는 갔지만…
중국인들에게 `임대옥, 린메이메이(林黛玉, 林妹妹)'로 불리며 한결 같은 사랑을 받아온 여배우 천샤오쉬(陈晓旭), 그녀가 연기했던 배역처럼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다 갔다. 그녀의 나이 42세, 젊은 나이에 인생을 마감한 그녀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는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억만대의 재산을 버리고 홀연 불가에 입문해 큰 화제를 모았던 그녀는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 13일 끝내는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3등분으로 나누어 가족과 사찰,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천샤오쉬는 1987년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인 <홍루몽(红楼梦)> 드라마에서 비운의 여주인공 임대옥(林黛玉)을 열연해 `살아있는 임대옥 그 자체'라는 호평을 받으며 일약 국민 스타로 떠올랐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그녀는 천샤오쉬보다는 린메이메이(林妹妹)로 통한다. 그녀의 성격 또한 임대옥과 많이 닮아있었고 조용하고 소심한 편이었다. 그녀는 드라마 <홍루몽>에 이어 <가·춘·추(家·春·秋)>라는 작품에 출연하고 연예계 생활을 접었다. 임대옥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각인돼 연예인으로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는데 어려움과 한계를 느꼈던 것이다.
1989년 그녀는 친구의 권유로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주식을 샀고 주가가 폭등해 큰 돈을 쥐게 되었다. 1992년 광고업계에 입문한 그녀는 자칫 문을 닫을 번한 위험한 고비를 간신히 넘기며 점차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그러다 1996년 그녀는 지금의 남편과 함께 광고회사를 세우고 승승장구로 사업을 넓혀가기 시작해 연 매출 2억위엔 규모의 중견 광고회사로 규모를 늘린다. 2005년 중국 10대 경제인에 선정되기도 하며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녀는 올해 2월 갑자기 회사 경영권과 거액의 재산을 포기하고 남편과도 이혼한 채 불가에 귀의해 세간을 놀래웠다.
당시 이미 유방암 말기를 선고 받아 더는 치유될 가망이 없음을 안 그녀는 평소 자신이 심취해있던 불교에 귀의하길 원했던 것이다. 일찍부터 절실한 불교신자였던 그녀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수술을 거부하고 중약 치료만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출가하기 3개월 전부터 창춘의 한 사찰에 머물며 안정을 취하고 불공을 드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출가 후 남편도 자신의 전 재산을 가족, 사찰, 자선단체에 증여한 다음 그녀의 뒤를 따라 삭발하고 출가해 중이 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다.
천샤오쉬가 생전에 5천만위엔을 기부해 세워진 자선단체는 그녀의 뜻에 따라 교육과 의료 등 공익활동을 펼치며 환자 치료, 가난한 학생들의 학비 지원 등을 비롯한 자선활동에 쓰이게 된다.
박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