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빵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힐링’이다. 올해 초 상하이가 오랫동안 봉쇄에 들어갔을 때 상하이 사람들은 아마도 마음 속으로 ‘빵 먹고 싶어!!’를 외쳤을 지도 모른다. 빵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상하이 줄 서는 빵집을 소개한다.
전설의 치아바타 맛집, mbd
만약 당신이 화산루(华山路)를 걷다가 길이 줄게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본다면, PCR검사소이거나 mbd앞일 것이다. 이 곳의 인기는 가히 상하이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곳의 다른 이름은 ‘상하이에서 빵 사기 가장 어려운 빵집’일 정도다. 원래 가게의 이름은 'magnificent bread destination(훌륭한 빵의 종착역)'으로 앞 글자만 따서 mbd라고 부르지만 상하이 사람들은 우스개소리로 ‘买不到(mai bu dao, 살 수 없다)’ 에서 앞글자만 딴 것 이라고 말한다. 이곳은 건물 내부부터 인상적이다. 4~5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면 비좁아 질 정도로 협소한 공간이지만 블랙과 브라운의 조화가 돋보이는 간결하면서 신비스러운 인테리어가 특정이다.
이 곳의 사장은 일본 고베 출신으로 mbd를 오픈하기 전에는 우캉루의 또 다른 핫 플레이스 Farine에서 메인 제빵사였다. 이 곳의 인기 메뉴는 단연코 ‘치아바타’다. 이 곳의 치아바타는 굉장히 부드럽고 기공이 큼직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인기있는 맛은 ‘검은콩 잣 치아바타’로 부드러운 검은콩과 고소한 잣이 쫄깃한 치아바타 안에서 어우러짐이 특별하다. 아쉽게도 그 인기가 너무 높아서 빵이 나오지 10분만에 사라진다. 따라서 이 빵만을 위해서 이 곳을 방문하는 것은 비추, 다른 빵들도 맛 보고 운이 좋으면 치아바타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 静安区华山路785-3
∙08:00~18:00(화요일 휴무)
∙tip: 치아바타가 나오는 시간은 오전 10시 30분과 12시 40분이므로 최소 30분 전부터 줄을 서야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
9년째 식지않는 인기, PAIN CHAUD百丘
PAIN CHAUD는 프랑스어로 ‘따듯한 빵’ 이라는 뜻이다. 상하이에서 거의 초창기에 생겨난 전문 베이커리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용캉루(永康路)에서 아주 작은 빵집이었지만 지금은 상하이에서만 8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야말로 ‘왕홍 브랜드’로 거듭났다. 각 매장 마다 각각의 매력이 있다. 젠궈시루(建国西路)는 유럽식 복층 구조, 동핑루는 버건디 색감의 서양식 집 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TWO ITC 매장은 올리브 그린과 화이트의 조화가 돋보이며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광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다.
이곳은 밀가루, 버터, 생크림 등 모든 원재료를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한다. 상하이 베이커리 대회에서 수 차례 대상을 받았고 이 곳의 바게트와 크로와상의 경우 프랑스 제빵명장(MOF)인 크리스티앙 바브레(Christian Vabret)가 최고 평가를 주었다. 바게트와 크로와상은 무조건 먹어야 하고 일반 바게트가 너무 심심하다면 세서미 바게트, 옥수수빵, 와인 무화과빵을 추천한다.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빵이 없을 것이다.
∙ 徐汇区恭城路160号TWO ITC L1-103
∙ 08:00~22:00
베이글 성지, FASCINO BAKERY(新天地店)
상하이에서 인기 있는 베이커리 카페인 FASCINO, 매번 새로운 매장을 낼 때마다 히트를 치고 있다. 신텐디에 새로 문을 연 이 매장 역시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매번 갈 때마다 사람이 가득하다. 전문 베이커리답게 판매하고 있는 빵 종류만 100개가 넘는다. 매일매일 가도 3개월 동안은 겹치지 않게 새로운 빵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종류만 많은 것이 아니다. 프랑스 AOP인증 버터, 프랑스 천연 바다 소금 등 모든 재료는 현지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곳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바로 베이글이다. 각양각색의 베이글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동글동글 정갈하게 만들어 쪼로록 놓여진 베이글만 봐도 마음이 흐뭇하다. 인기가 많은 만큼 종류도 많으니 만약 결정 장애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장 인기인 치즈 베이글(乳酪贝果)을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베이글 성지라서 어떤 맛을 골라도 실패하지 않는다.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금빵’도 판매하고 있으니 꼭 맛보길 바란다.
∙ 黄浦区太仓路181弄1号楼03单元
∙ 07:30~22:30
파리에서도 인정할 크로와상, Basdban
상하이에서 크로와상 맛집을 꼽으라면 위웬루(愚园路)에 자리한 Basdban을 꼽을 수 있다. 특이하게도 쓰촨어(四川话)로 정통이라는 뜻의 ‘巴适的板’ 발음을 표기한 것이 가게 이름이다. 메탈 소재로 디자인 된 매장으로 한 번만 가면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매니아층 사이에서 '파리에 가도 성공할 크로와상'이라고 불리는 이 곳 크로와상은 최상급 버터인 AOP인증 버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터가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다면 basdban의 크로와상을 꼭 먹어 봐야한다. 이즈니AOP 버터를 넣고 반죽, 저온 발효 후 겹겹이 접어 발효 후 굽는다. 한 개의 크로와상을 만들기 위해 72시간이 걸린다니…그 정성이 대단하다. 겉은 바삭, 속은 균일하게 만들어진 기공이 아름답다.
∙ 静安区愚园路546号
∙ 08:30~18:00(월~목), 09:00~19:00(금~일)
치아바타계의 다크호스, Drunk Baker(吴界店)
유럽풍 하드계열 빵을 위주로 하는 드렁큰 베이커가 요즘 트렌디 한 거리로 꼽히고 있는 우제(吴界)에 새롭게 등장했다. 우제를 방문하는 사람마다 이 곳 빵 냄새에 취해 나도 모르게 매장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각종 하드계열빵이 가득하다.
호두 크랜베리 치아바타부터 마카다미아 다크 초콜릿 베이글, 말차 스콘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한다. 게다가 가성비가 좋아 다양한 빵을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치아바타는 겉은 바삭, 속은 매우 쫄깃해 인기가 많다.
∙ 徐汇区吴兴路277号1幢1层R10a室
∙ 07:00~22:00
정통 시칠리아 스타일 베이커리, Nonna
올해 문을 연 ‘신참’ 매장이지만 그 인기만큼은 매우 뜨겁다. 단골 손님들은 이 곳을 ‘이탈리아 할머니’라고 부른다. 하지만 오해는 말길, 가게 이름이 할머니라는 것이지 실제로 빵을 만드는 제빵사는 멋집 남자분이다. 다만 레시피에서 할머니의 기술을 접목시키고, 할머니가 만들어 준 것처럼 소박하고 할머니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빵들이 많다.
인기 제품은 토마토 포카치아, 피스타치오 크로와상, 갈릭 치즈빵 등이 유명하다. 상하이에는 다양한 빵집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프랑스와 일본풍이기 때문에 정통 이탈리아 시칠리아 스타일의 논나(Nonna)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徐汇区永康路126号
∙ 08:00~20:00
이름보다 당근케이크가 더 유명한 곳, Dosage Bread&Wine
쥐루루(巨鹿路)와 위웬루(愚园路)에 각각 지점을 갖고 있는 Dosage. 가게 이름만 들으면 쉽게 그 장소를 떠올릴 수 이는 사람이 많읗 것이다. 그러나 “당근 케이크가 맛있는 곳”이라고 물으면 아마 여러 사람들이 아~!!!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곳이다.
Dosage는 ‘용량’이라는 뜻이다. 사장은 이 매장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사람들에게 매일 적정량의 빵, 커피, 와인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이름을 붙였다.
가장 인기있고 맛있는 디저트는 당근 케이크다. 두겹의 당근 케이크 시트와 크림치즈 프로스팅으로 얇게 겉을 둘렀다. 토핑으로 생무화과와 과일 말림, 견과류 등이 올라가 있어 한번 먹으면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또 하나의 시그니처 메뉴는 시나몬롤이다. 특이한 것은 일반적인 달팽이 모양의 시나몬롤이 아니라 겹겹이 꼬아진 실타래처럼 높게 만들었다.
∙ 长宁区愚园路1421号1楼
∙ 08:00~21:30
이민정 기자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