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 선수가 25일 오후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충격 패를 당한 후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한국 선수 스포츠맨십 없다’는 내용이 올랐다.
권순우 선수는 세계 랭킹 636위의 태국 가시디트 삼레즈 선수에게 1-2로 패배한 후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라켓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경기 결과가 나온 뒤에도 라켓을 땅에 내리치고, 의자에도 내리치며 라켓이 박살 날 때까지 거친 행동은 이어졌다.
게다가 삼레즈 선수가 악수를 청하는 것도 무시했다. 이 광경을 고스란히 목격한 관중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반면 삼레즈 선수는 악수를 거절당한 뒤 혼자 경기장 한가운데로 나가 관중에게 절을 했다. 권순우는 화가 치민 모습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다 방향이 틀려 스태프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관중들은 권순우의 거친 행동에 야유를 퍼부으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 중국 관중은 동북 억양으로 권순우의 행동을 꾸짖으며 소리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동에 이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레즈는 화장실에 가서 10분 동안 돌아오지 않고, 메티컬 타임을 요청해 고의로 흐름을 끊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한 행동을 했다.
권순우 선수는 다음날 상대 선수를 찾아가 사과도 하고 자필 사과문도 올렸다. 하지만 ATP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로 상대 심리전에 휘말려 비매너 행동을 보여 자초한 팬들의 비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참 부끄러운 행동이다”, “테니스도 패배, 인성도 패배”, “한국 선수들의 비매너는 낯설지도 않다”, “스포츠맨십 어디 갔냐”는 등의 댓글을 올리며 비난했다.
한편 권순우 선수는 어깨 부상 복귀 후 단식경기에서만 6전 전패를 기록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권순우는 이날 삼레즈와 첫 경기를 치렀으나 예상 밖 패배로 단식경기를 조기에 마쳤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권순우는 이번 대회 홍성찬(195위)과 한 조를 이룬 남자 복식 경기만 남았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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