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책읽는 상하이 103] 고단한 삶을 자유롭게 하는 “쿠션”

[2021-02-18, 13:10:11] 상하이저널
조신영 | 비전과리더십 | 2008.07.21
조신영 | 비전과리더십 | 2008.07.21

“쿠션(Cushion)”
얼마 전, 중고책방에 들러 무심코 들여다본 칸에서 첫 눈에 확 들어온 이 두 글자에 대한 호기심이, 별다른 망설임 없이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다. 또한 동화같은 가볍고 재밌는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란 기대도 가지게 하는 심플한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막연한 기대는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면서 깨어지기 시작했고, 오랜만에 묵직한 가르침을 전해준 책 한 권이 타국생활에 조금씩 지치기 시작한 나에게 선물처럼 다가왔다.

이 책은 물질계에 둘러싸여 숨막히는 삶을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 ‘한바로’의 모습을 통해 상처로 가득한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시켜 보여 준다. 그리고나서 시원한 들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가시덤불 같은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인공 ‘바로’는 3, 40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답답하고 꽉 막힌 인생을 살아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할아버지의 유언장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나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의붓형제와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할아버지가 남긴 문제들을 풀어간다. 마침내 모든 문제를 풀었을 때 그는 진정으로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엄청난 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토리만 보면 상당히 진부하고 뻔한 내용이지만, 작가는 할아버지 회사의 역작인 ‘R쿠션‘이란 물질과 삶에서 깨달은 ‘마음 쿠션’이란 보이지 않는 공간을 연결시켜 이야기에 설득력과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바로에게 닥치는 여러가지 힘든 상황들과 결국 유산을 받지 못하는 설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이 책에서 자극과 반응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공간을 몸이 닿는 모든 부분에 완충물질로 사용되는 ‘쿠션‘과 연결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완충적 공간을 마음속에 넉넉히 가지고 있다면 외부에서 어떤 충격이 와도 상처 입지 않고, 외부충격이 없을 때도 온화하고 긍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할아버지의 삶을 따라가면서 바로가 깨달은 이런 사실들은 바로에게 자기 생각과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고 그것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작가는 후기에서,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말을 인용하였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지배당해 자극이 들어오는대로 반응하며 게으름으로 가득찬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이 한 문장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것이었다.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인,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같은 상황에서도 우리는 자유 의지로 각자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반응을 한다. 보다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의 선택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답답하고 수동적인 일상을 능동적인 선택의 자유로 가득 찬 삶의 방향으로 돌릴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고마운 책이다.

박성연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상하이 동물원, 소과(牛科) 동물 14종 선보인다 hot 2021.02.06
    2021 춘절 상하이 동물원 ‘소의 해’ 행사 올해 2021년은 신축년, 흰 소의 해로 중국 문화에서 소는 근면 성실하고 선량한 동물이다. 동물계에서 소는 우제목..
  • 픽사 스튜디오 35주년 기념 영화 추천 hot 2021.02.04
    생일 축하해, 픽사 스튜디오!픽사 스튜디오 35주년 기념 영화 추천35살의 천재 이야기꾼1986년 2월 3일에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해 지난 수년간 “폭풍 성장”했던..
  • ‘김치 논란 유투버’ 리즈치, 세계 신기록 경신 hot 2021.02.03
    ‘김치 논란 유투버’ 리즈치, 구독자수 세계 신기록 경신 ‘김치는 중국 음식’이라는 해시 태그로 논란을 빚었던 중국 유투버 리즈치(李子柒)가 구독자수 세계 신기록..
  • '봄 마중' 매화 꽃이 피었어요... 상하이 매화명.. hot 2021.02.01
    2021 상하이 춘절 매화축제 1년 중 이른 봄 까지만 볼 수 있는 매화꽃을 상하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제 8회 동방메이구(东方美谷) 상하이 매화절 东方美谷..
  • [책읽는 상하이 102] 작은마음동호회 hot 2021.01.30
    소설을 읽기 시작하며, 난 무관심했고 무지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서울퀴어문화축제가 20회나 개최되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특..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3.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4.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5.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6.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7.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8.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9.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10.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경제

  1.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2.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3.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4.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5. 中 일주일새 시골 은행 40곳 줄어…..
  6. 시가총액 9조 하이난항공, 하루 만에..
  7. 베이징, 첫 주택 선수금 30→20%..
  8. 자싱 경제개발구 혁신투자그룹, 저장성..
  9. 동남아로 눈 돌리는 中 반도체 기업…..
  10. 10대 증권사가 바라보는 하반기 A주

사회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3.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4.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5. 中 청소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경기..
  6. 다종뎬핑, 올해 '필수 맛집'은 어디..
  7. 中 입국하면 즉시 휴대폰 불심검문?..
  8. 전국적으로 수포성 전염병 비상
  9. 판다 기지에 애완동물 몰래 동반한 관..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43] 줄리언 반스..

오피니언

  1.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2. [상하이의 사랑법 14]사랑이 식었을..
  3.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4. [무역협회] 신흥 산업 발전, 중국이..
  5. 2024 화동조선족주말학교 낭송·낭독..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