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과 빡빡한 일정 때문에 난감한 지경에 빠졌다.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최강희 감독이 밝힌 목표는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4강)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주전들이 연달아 다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전북은 부상이 있는 주전 수비수 김영선을 22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다롄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2차전 다롄 스더와 원정경기(0-1 패)에 내보내지 않았다.

김영선은 평소 오른쪽 허벅지 근육 통증을 호소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할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 전날(21일) 중국 현지 훈련 도중 상태가 악화돼 결국 결장했다.

앞으로 1주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김영선은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 4차전 출전이 불가능해졌고 29일 대전 시티즌과 홈 경기 출장도 불투명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다롄전에서 수비수 정인환마저 상대 공격수의 거친 플레이에 발목을 다쳐 실려나갔다. 부상 정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친 부위가 심하게 부어올라 당분간 결장이 예상된다.

최강희 감독은 다롄전 직후 "김영선은 1주 정도면 완쾌가 가능하지만 정인환은 더 지켜봐야 한다. 부상 선수가 많아 라인업을 구성하기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빡빡한 일정도 복병이다. 전북으로서는 2004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2004년 10월 초 전북은 K-리그 후기리그에서 중간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잘 나갔지만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피로 누적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때도 AFC 챔피언스리그가 문제였다. 당시 8강에 오른 전북은 10월26일과 31일 사우디 아라비아 알 이티하드와 홈, 원정 경기를 치른 뒤 복귀한 K-리그에서 막판 1승3패로 부진에 빠지며 결국 4강행에 실패했다.

올해는 2004년보다 일정이 더 빡빡하다. 지난 4일 수퍼컵에 이어 8일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등 일주일에 2∼3경기씩 치러야 하는 일정이 그야말로 `살인적'이다.

전북은 23일 중국에서 귀국하자마자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가 있고 29일에는 홈에서 대전 시티즌과 격돌한다. 이후에도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경기가 계속 잡혀 현충일인 6월6일 대전 시티즌과 K-리그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쉴 틈이 없다.

이렇다 보니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간 울산 현대가 부러울 수 밖에 없다.

울산은 애초 F조 4팀 가운데 두 팀이 탈락하는 호재가 생기면서 전북에 비해 4경기를 덜 치른다.

주전 부상과 빡빡한 일정으로 허덕이면서도 아시아 정상 등극과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전북으로서는 최강희 감독이 어떤 용병술을 발휘해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줄여 나갈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