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상하이 교민들에게는 그 어느 해 보다 변화가 컸던 해로 기억될 듯 하다. ‘올림픽’과 ‘금융위기’라는 두 축이 교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는 올림픽으로 인한 중국의 각종 규제에 시달렸다. 하반기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고환율에 흔들리고 있다. 치솟던 상하이 부동산도 냉각기에 접어들었고 한국으로 역송금을 하는 이색현상까지 나타났다.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경기불황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떠나거나 버티거나’를 선택하는 교민들로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규제와 불황 속에 ‘대지진’과 ‘멜라민 파동’ 등 중국 내 큰 사건들은 교민사회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2월 50년만의 최악의 폭설, 5월 원촨 대지진, 9월 산시성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경제손실은 수백억 달러이며, 경제성장률에도 0.5%p 정도 감소요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9만명의 피해를 낳은 멜라민 공포는 각종 식품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져 교민들의 식생활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한국 신선우유가 상하이까지 유통되기 시작했다.
여느 해보다 굿 뉴스가 인색했던 2008년, 남북축구전은 교민사회에 희소식으로 전해왔다. 상하이 교민의 축제의 장과도 같았던 홍커우축구장에서 펼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3차 예선전은 모처럼 가족과 이웃이 모여 한마음이 될 수 있었던 계기였다. 또한 다양한 한국문화행사들로 교민들의 문화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한복패션쇼, 한국영화제, 뮤지컬, 클래식공연, 미술전시회 등 갖가지 행사는 중국에 한국을 보여준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교민들에게도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올해 교민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사건으로는 홍췐루(虹泉路) 불법삼륜차 치안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또 한국업체들의 무단철수소식과 한국인이 운영하는 유치원 원어민 영어강사의 성추행 피해 고발은 교민사회에 충격을 던져줬다.
2008년에는 주상하이총영사관(김정기 총영사), 코트라 중국지역본부(김종섭 본부장), aT센터(정운용 지사장), 한국상회(정한영 회장) 등 각 기관과 단체들이 새수장을 맞기도 했다. 그 외 한국계 은행들의 푸시 진출과 한국 12개 주요대학에서 상하이특례입시설명회를 갖게 된 것도 교민들 사이에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크고 작은 뉴스들로 가득했던 2008년을 보내는 교민들은 내년 경제전망이 밝지않은 가운데서도 새로운 해에 새 희망을 걸고 2009년을 준비하고 있다.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