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 완연해진 요즘, 예기치 않은 어린이 콧물의 등장이 엄마들을 긴장시킨다. 엄마들은 어린이 콧물을 빼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러워, 온라인 상담과 진료실을 통해 어린이 콧물을 자주 문의해 온다.
어린이 콧물은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는 증거
아이 키우는 집이라면 콧물 뽑아주는 흡입기쯤은 필수품으로 갖고 있다. 어린이 콧물이 흐르면 큰일이라도 난 듯 흡입기를 이용해 수시로 콧물을 뽑아주는가 하면, 또 콧물을 뽑기 위해 병원으로 데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이 콧물은 없애야 할 적군이 아니라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 등 외부의 나쁜 기운에 대항하여 생기는 결과물임을 명심해야 한다. 어린이 콧물은 그 자체로는 나쁜 것이 아니고, 면역 활동의 결과물이다. 또 어린이 콧물은 열로 인해 건조해지고 상할 수 있는 코점막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어린이 콧물이 없으면 오히려 코 점막이 마르게 되어 코막힘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코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맑고 투명한 어린이 콧물은 그냥 놔두세요
맑은 콧물은 온도, 습도, 알레르겐 등 외부 자극에 의해 자주 나타난다. 주로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인 경우이다. 코는 외부의 공기를 흡입해 폐에 전달하는 기관이다. 갑자기 찬 기운이 코로 들어오면, 코는 폐에 직접적인 영향을 덜 주기 위해 온도를 높이거나 공기 흐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콧물이나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들이 찬바람만 잠깐 쐬도 맑은 콧물을 흘리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주르륵 흐르는 하얗고 맑은 어린이 콧물은 굳이 뽑아주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 콧물을 가볍게 닦아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단, 아이 피부는 약해 코밑이 헐기 쉬우므로 휴지로 풀기보다는 가재수건이나 물로 씻어 주는 것이 좋다.
누렇고 찐득한 콧물은 불편해 하면 빼주세요.
누렇고 찐득한 콧물은 감기가 진행될 때 나타난다. 우리 몸은 감기 바이러스나 찬 기운에 대항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체온을 높인다. 체온을 높이면 우리 몸의 면역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기 때문. 이 과정에서 맑고 투명한 콧물이 좀 더 걸쭉해지고 찐득찐득해지는 콧물로 변하며, 2~3일 정도 지나면 감기는 저절로 낫는다. 아이가 콧물 때문에 불편해하거나 숙면에 방해가 된다면 콧물을 뽑아주는 것도 괜찮다. 콧물이 심하다면 가정용 콧물 흡입기를 이용하거나, 평소 따뜻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게 한다. 스팀타월로 목 뒷부분과 코를 찜질해주면 콧물이 맑아져 코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콧속에 막혀있는 어린이 콧물은 억지로 빼주지 마세요
콧물이 밖으로 흐르지 않지만, 콧속을 보면 코 안쪽에 코가 막히면서 찐득찐득하게 고여 있는 상태다. 아이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답답해하는데, 콧물은 흐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통 감기에 걸렸을 때 기운이 순환되지 않아 생긴다. 한의학에서는 비색증이라 하는데, 코 안에 흐르는 기운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다. 콧물이 코 안쪽에 숨어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거나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장 답답하다. 콧물이 날 때 근본적인 치료대신 일시적인 증상 호전을 위해 콧물을 없애는 치료를 한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코를 풀거나 흡입기로 빼려고 하면 강한 자극이 갈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묽게 탄 소금물을 30°C 정도로 미지근하게 하여 코를 씻어주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목욕할 때 목욕탕 김을 쐬는 것도 막혀있는 콧물을 부드럽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Tip 코 건강 지키는 3가지 습관
첫째, 청량음료 대신 영지버섯차 영지버섯은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약재이다. 주전자에 엄지손가락 1~2개 크기의 영지와 물 1리터를 넣고 30분간 끓여서 수시로 마시게 한다. 단, 식사 전후에는 소화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고, 찬 것을 먹으면 복통 설사가 나는 아이에게는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인스턴트 식품 대신 시고 쓴 봄철 나물 미나리, 쑥, 냉이 등 봄철 나물에는 비타민 A, C, D와 무기질이 듬뿍 들어 있어 겨우내 부족해진 영양소를 보충해준다. 체내 신진대사를 돕고 기혈 순환을 활발하게 해서 코 점막의 회복도 돕는다.
셋째, 코 주변 및 혈자리 마사지 콧구멍 주변을 약간 열이 날 정도로 문질러 주면 훨씬 부드럽게 코를 풀 수 있으며, 기혈순환이 좋아져 콧물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팔꿈치 안쪽주름의 엄지 쪽 끝부분, 곡지혈이라 하는 혈자리를 자주 눌러준다. 호흡기를 다스려주는 혈자리로 코막힘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