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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표의 차이나 워치] 스티브 잡스와 류촨즈(柳傳志)

[2011-10-12, 11:33:12] 상하이저널
혁신과 도전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드라마와 같은 짧은 삶을 마감하고 타계했다. 그가 남긴 '아이 시리즈(i-series)' 제품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변화시킬 정도로 혁명적이었다. 특히 아이폰은 휴대전화의 개념 자체를 뒤흔들었고, 아이패드는 PC 수요 자체를 줄어들게 할 정도로 파급효과가 크다.

그의 타계를 바라보는 중국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보(lenovo, 聯想) 류촨즈(柳傳志) 회장의 심경은 어떨까?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 자리에서 사임한 직후인 지난 9월 11일 류 회장은 스티브 잡스의 퇴진에 대해 “압박과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기분이다. 그가 다시 애플에 복귀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은 세계 IT 산업의 혁명을 주도했지만 레노보 입장에서는 애플이 강력한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5년 레노보가 IBM PC부문을 인수한 이후 거둬들인 성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대단했다. 중국 PC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수년간 고수하고 있고 조만간 델을 제치고 세계 PC 시장 2위 자리까지 넘볼 기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1년 내에 HP를 누르고 세계 최대 PC 메이커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렇게 잘나가는 레노보에게 있어서도 애플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류 회장조차 "애플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우리가 하는 것과 같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린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분야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양 사의 관계는 갈수록 레노보가 밀리는 형국이다. 실제 올해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에서 애플은 레노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올 2분기 애플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5배 늘어난 38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1분기 레노보의 중국내 판매액은 23.4% 증가한 28억 달러에 그쳤다.

레노보는 애플 대항마로 자사 태블릿PC인 러(樂)패드(Le Pad)와 스마트폰 러(樂)폰(Le Phone)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야심차게 출시한 러패드의 가격은 기존 2,499위안에서 지난 10월 1일 국경절 연휴기간 동안 1000위안으로 폭락했다. 마치 얼마 전 HP가 하드웨어 사업의 분사를 결정하면서 99달러라는 헐값에 터치패드를 떨이 판매한 것을 연상시킨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진화로 전통 PC 시장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곤혹스럽다. 류 회장은 생활필수품 화된 PC 수요는 영원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반대로 움직인다.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넷북 판매가 감소한 것이나 가정용 PC 사용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 주석이 제철소 건설을 위해 신일본제철을 찾았을 때 이나야마 요시히로 회장과 나누었던 일화가 생각난다. 덩샤오핑은 중국에 포항제철과 같은 제철소를 지어달라고 신일본제철에 요청했지만 이나야마 회장은 '제철소는 돈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짓는다. 중국에는 박태준이 없지 않냐. 박태준 같은 사람이 없으면 포항제철 같은 제철소는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류촨즈 회장에게 이 일화를 들려준다면 그는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질까.

홍창표
 KOTRA 타이베이무역관, 베이징무역관을 거쳐 현재 상하이무역관 부관장(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입사 이후 월간 '중국통상정보' 편집장을 포함하여 '중국시장 중장기진출전략, '중국투자실무가이드' 등의 저서와 다수의 보고서를 저술하는 등 대부분의 시간을 중화권지역 조사업무에 매진했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지식경제부 해외진출기업지원단 전문위원, 한국생산성본부 초빙강사 등을 거쳐 현재 이코노미스트 '차이나투데이' 칼럼니스트, 이데일리 '차이나워치'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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