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생생한 학교 이야기]
교사상담편-상해중학
상해중학교에서의 선생님과의 상담
학기초나 학기말이 되면 늘 찾아오는 상담 시간.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부족한 영어와 중국어, 게다가 조금은 다른 문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소극적인 자세가 나오게 된다. 이제 조금 있으면 5년이 되어가는 상해중학교에서의 교사들과의 관계, 특히 상담 시간에 느꼈던 몇 가지를 얘기하려 한다.
아이들 학교에서 한국 부모님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한 점은 아마도 통역 선생님의 부재일 것이다. 다른 국제 학교와는 달리 이 곳 상중에서는 도와주는 통역 서비스가 없다. 그래서, 부모 중 영어나 중국어가 조금 더 편한 사람이 상담을 가는 경우도 있고, 이것도 저것도 불안한 부모들은 교포 직원과 동행하거나, 가정교사 선생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약간은 번거로울 수 있는 상담시간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식적인 상담시간은 되도록이면 참가하자.
상중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학기에 한번은 반드시 전체 미팅이 정해진다. 대개 학기말 성적표가 나올 때 상담이 이루어지는데, 이 때는 담임뿐만이 아니라 각 과목 선생님과도 상담이 가능하다. 내 아이의 전반적인 학교 생활과 성적, 그리고 학교에서 나타나는 내 아이의 장단점들.
한 학년 내 300명이 넘는 많은 학생들이지만 의외로 선생님들은 학생 개개인에 대한 자세한 comment를 거침없이 해준다. 만약, 전학을 온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이라면 통역 가능한 분을 동반해서라도 반드시 그 시간을 참가하시라 권하고 싶다. 그래야, 내 아이가 학교에 적응함에 있어 무엇이 부족한지 구체적으로 알고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한 가지 주의 할 점은 상담 시간에 대한 배려이다. 많은 학부모들과의 상담으로 한 선생님과의 상담 시간은 대략 5분 정도로 제한된다. 지난 학기 한 학부모가 통역사를 동반하고 거의 30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질문들을 쏟아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분으로 인해 그 선생님과의 상담을 포기하고 가는 학부모도 있었고, 긴 시간을 대기해야 했던 몇몇 학부모의 일그러진 얼굴도 볼 수 있었다. 이렇듯 많은 질문으로 긴 시간이 예상된다면 미리 해당 선생님과 개별적인 상담시간을 약속해서 학교에 방문하길 권하고 싶다.
둘째, 비공식적이고 개별적인 만남은 미리 약속을 한 뒤 방문하자.
해당 선생님의 교무실 전화나 선생님의 e메일을 통해 미리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방문해야 된다. 이때, ‘뭔가를 들고 가야 하나?’ 라는 부담은 없어도 된다.
셋째, e메일을 통해 충분히 의논하자.
매 학기초에 각 과목 선생님들의 e메일 주소를 받게 되는데, 메일을 통한 communication도 중요하다. 선생님들의 빠른 speaking으로 혹 내가 이해함에 있어 실수가 있을까 우려해, 전화 통화 후엔 가끔씩 휴대폰이나 e메일로 내용 전송을 부탁 드리기도 한다. 우리 세대가 영어를 언어로 배우지 않고 글로 배운 어려움 때문에 귀로 듣는 선생님 말씀보다 눈으로 보는 선생님의 글이 조금은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내 아이에 관한 선생님과의 시간은 피할 수 없는 나의 숙제임에 틀림없고, 몇 년을 계속해 온 숙제임에도 늘 어려워, 선생님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엔 항상 비슷한 생각을 한다.
‘영어 학원을 좀 다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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