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접수 1만건 웃돌아… 사상최다
중국 최대경제도시 상하이에서 올 상반기간 발생한 노동쟁의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노동보장국은 25일 올해 1~6월간 시내 각 노동중재기구에 접수된 노동쟁의 중재신청 건수가 전년보다 22.7% 상승한 13,759건(미접수 2180건)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11,569건이 입안됐고 10,968건이 최종 판결처리됐다. 두 지표가 모두 1만건을 상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노동중재제도가 부활한 1987년의 40배, 노동법이 시행된 1995년보다도 10배가 증가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에 시 근로자들의 달라진 권리보호인식이 반영됐다고 전하고 있다. 접수된 노동쟁의건의 98.1%가 17,374명의 근로자가 제기한 것이고 이중 4,147명이 집단소송 형태(342건)를 취하고 분규 발생시 지역공회와 협력대응하는 등 법적인 권익보호수단을 익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응이 세밀해지면서 근로자의 승소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판결난 중재안건 중 근로자가 승소하거나 일부 승소한 비율이 86.8%에 달했고 기업승소율은 13.2%에 그쳤다. 시 노동보장국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대규모 노동쟁의에 대해 노동법에 미숙한 기업들의 불법경영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들의 권익보호 의식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차원에서는 최근 근로계약제 전면추진을 위한 3년 행동계획을 이행하는 등 보호시스템을 강화해가는 중에 있어 향후 소송 제기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쟁의의 주요 원인은 지난해 통계들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여전히 임금체불건이 36.2%로 가장 많았고, 보험복지(31.5%), 산재(14.6%)문제가 뒤를 이었다. 근로계약법 시행 수순과 관련,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근로계약 해제 관련은 7.3%에 머물렀다. 기업형태별로는 개인사기업이 47.9%로 전년 동기대비 36.2%, 외국투자기업이 19.9%로 동기대비 25.1% 상승해 '귀족임금'의 국영기업 근로자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노사분규 급증과 관련, 노사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주들의 체계적인 대응 수립을 주문하고 나섰다. '상해화동지역 인사노무(HR)연구회'의 황갑선 부회장은 "여전히 많은 한국기업들이 관리시스템 및 전문인력이 부재해 문제발생시 감각적으로 임시봉합하는 사례가 잦다''면서 "현지 노동환경에 정통한 전문 노무관리인력 육성 등 체계적 대응을 통한 사전예방 및 관리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