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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흥과 멋, 힘과 절주의 궁극적 조화

[2007-06-05, 04:04:06] 상하이저널
며칠 전에 지인이 느닷없이"한국의 춤*이라는 DVD를 택배로 보내왔다. DVD에 나오는 여덟마다의 한국 춤 가운데서 임이조선생이 주역을 담당하고 있는『승무』, 『한량무』, 『신무』, 『 월인천강>>』, 『하늘과 땅』 이 한결 돋보였다.

그는 전통 춤의 창조적 속성을 현대성에 접목시켜 21세기 한민족의 문화적 자존심을 지킨 획기적인 무용대사이다. 그의 춤사위에는 동양적인 흥과 멋과 더불어 서양적인 힘과 절주가 흘러넘친다.

『승무』에 나오는 둥근 북과 북면에서 튀어 오르는 북 장단소리, 하늘을 에워싸며 그려지는 둥그런 환은 불가적인 원융사상, 도가적인 무아사상의 동양적 요소들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월인천강』과『수건춤』에서는 고통에서 해탈하려는 인간들에 대한 자비, 인간의 고통과 불행에 깊은 관심을 갖게 하는 불가적인 자기 해탈 정신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 『신무』에서는 신들린 무당의 노래와 춤으로 재액을 물리치려 한 고대의 샤머니즘적 신앙을 새로운 삶의 단계에 대한 열렬한 추구로 역동 전위시키고 있다.

임이조 선생의 무용의 창조성은 결코 전통의 단순한 계승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한국 전통 춤의 흥과 멋을 주체로 하면서 아울러 서양 춤의 강한 힘과 강한 절주를 재치있게 한국 춤에 이접시키고 있다. 발바닥과 발끝, 발뒷굼치를 가볍게 살짝살짝 들었다 놓았다 하는 미묘한 동작의 변화에는 배포 유한 한량들의 자존과 지조가 역역하고 간혹 뒷발굼치를 세우고 총총 걸어가는 발동작은 서양발레의 기학적 미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는 한국 춤 뿐 아니라 아시아대륙의 문화적 자존심을 지킨 세계적인 위대한 예술가이다. 그가 전통 춤의 현대적 창조에서 획기적 성공을 거둔 비결은 불가, 유가, 도가 및 샤머니즘의 네거티비즘적 요소들을 폭 넓게 받아들여 금욕주의, 실리주의, 기술만능주의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동양적인 천인합일, 원융, 무아사상에 접목시킴으로써 정신적, 예술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전통이란 지속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이 되어야 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이미 있는 것을 변형시켜야 한다. 선생께서는 곧 전통예술의 이러한 창조적 성격을 활용하여 변화의 방법으로 새롭고 현대적인 춤을 만들었다. 임이조 선생은 전통예술의 현대화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현실화 함으로써 우리들에게 우리 민족이 21세기에 또다시 아시아 무용예술의 중심에 서서 문화적 자존심을 지키며 살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게 한다.

▷상해공상외국어대학 교수 김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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