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커뮤니티 게시판/caption>
‘통영의 딸’ 신숙자씨 가족의 비극적인 삶(전성훈)
2012-05-17, 17:19:36 바다거북
추천수 : 162조회수 : 1697

지난 4월 27일 북한이 ‘통영의 딸’로 알려진 신숙자씨가 사망했다고 유엔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통보했다. 1942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신씨는 20대에 독일로 건너가 간호사로 일하다 유학생 오길남씨와 결혼해서 두 딸을 두고 화목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북한의 꾐에 빠진 남편 오씨를 따라 1985년 북한으로 들어가면서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었다.

오길남 씨는 당시 독일에 주재하던 북한 공작원의 교수직 제의와 ‘조국을 위해 일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음악가 윤이상의 말을 믿고 가족을 대동하고 월북했다. 그러나 대남 간첩침투 훈련 등 자신의 기대와 다른 생활이 강요되자 1986년 덴마크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탈출한 후 자수했다. 북한에 남겨진 신씨와 두 딸은 수용소를 전전하며 비참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5월 통영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신씨 모녀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후 한국에서는 ‘통영의 딸’ 신씨 가족을 구출하자는 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전개되었다. 작년 가을 30여개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구출 통영의 딸! 백만 엽서 청원운동’이 대한적십자사에 청원서를 전달했고, 신씨의 고향 통영에서 임진각까지 ‘1천 7백리’ 국토 대장정도 열린 바 있다.

특히 한국의 인권단체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가 작년 11월 유엔에 신씨와 두 딸의 구명을 요청했고, 요청을 받은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이 북한 당국에 신씨에 대해 문의를 하자 북한 당국은 종이 한 장 분량의 답변서에서 신씨가 1980년대부터 앓아오던 간염으로 사망했고, 두 딸도 어머니를 죽게 만든 오길남씨를 더 이상 아버지로 여기지 않으며 오씨를 만나는 것도 강력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신씨 모녀가 유엔이 제기한 임의적 구금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당사자인 오길남씨를 비롯해서 어느 누구도 북한 당국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망했는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고,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의학적인 소견서도 없다. 이런 식의 단순한 ‘사망 통보’는 북한이 사람의 목숨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아무리 국제여론에 떠밀려 답변서를 냈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와 절차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정말로 신씨가 사망 했다면 유해라도 그녀의 고향땅을 밟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도리이다.

정치도 사상도 모른 채 부모 손에 끌려 북한으로 들어간 두 딸의 운명은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독일에서 두 딸이 바이올린을 켜며 즐거워하는 사진과 요덕수용소에서 어머니 신씨와 무표정하게 찍은 사진을 보면 마치 천당과 지옥을 비교해 놓은 것 같다. 유엔에 보낸 답변서에서 두 딸이 아버지를 만나지 않겠다고 했다는 데, 이 역시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두 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두 딸과 아버지가 제3국에서라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신씨 가족의 비극적인 운명은 북한 체제의 잔혹성과 비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남북분단사의 슬픈 현실이다. 신숙자씨 이야기가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북한정권의 독재와 참상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더 커지고 있다. 북한의 비인간적 행태가 더 많이 알려질수록 북한 정권에 비판적인 국제여론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사실 북한정권은 태생적으로 반민족적, 반인륜적이다. 1945년 스탈린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이 북한을 접수한 후 오늘날까지 김일성 일가가 자행한 행동은 반인륜 자체이다. 토지개혁을 명분으로 한 재산몰수, 지주계층 학대, 6ㆍ25 남침전쟁과 양민 학살, 북한 동포들에 대한 폭정과 독재, 대남 협박과 도발 등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김씨 일가의 모든 행동이 그렇다. 신씨 가족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변화시키는 길 밖에 없다. 그리고 북한의 변화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한민족 모두에게도 부여된 시대적인 소명이다.

전성훈(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Page 1/101

목록 글쓰기
커뮤니티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2012 한국 vs 중국 축구 중계 보는 법 소리미 2024.06.11 260
2011 BTS 드라마 출시 통통카 2024.04.19 276
2010 한국에서 한국돈->중국돈 환전업무가능 안녕하시오 2024.04.17 302
2009 해외 거주 청소년(초중고생)을 위한 교육 사이트.. esofting 2023.04.25 730
2008 한국에 들러서 학습지 사가시는 학부모님들 주목! 매쓰팡 2021.09.15 1802
2007 [시선]살아남기 위해 잃어버리는 것 경향신문 칼럼 2021.06.03 1533
2006 [시선]고통의 평준화에 반대한다 경향신문 칼럼 2021.06.03 1455
2005 [온라인비교과활동] 동화책 번역기부 프로젝트 2기.. Gongmap 2021.03.16 1646
2004 공맵으로 무료 1:1 과외 받고 스타벅스도 받아가.. Gongmap 2021.03.09 1374
2003 (온라인/오프라인 비교과 활동) 자기주도 청소년.. Gongmap 2021.03.03 1212
2002 특례입시 전문 컨설팅학원 '스카이어브로드'를 소개.. 스카이어브로드 2021.03.01 1946
2001 [온라인비교과활동] 동화책 번역기부 프로젝트 2기.. Gongmap 2021.02.24 1151
2000 커먼앱 에세이 작성법 (Common app Ess.. Gongmap 2021.02.16 1212
1999 2월에 명문대 튜터와 1:1 강의가 무료라고? Gongmap 2021.02.09 1179
1998 IB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Gongmap 2021.02.02 1435
1997 SAT II 및 SAT Essay 폐지 공식 Q&.. Gongmap 2021.01.27 1254
1996 내 방에서 만나는 아이비리그 Gongmap 2021.01.19 1075
1995 [22학년도 대입] 해외고 국제학교 대입 정보!! Gongmap 2021.01.12 1351
1994 한국 cgv에서 어제 800 개봉했어요 glory 2020.12.11 1391
1993 중국은 코로나가 춘리박 2020.12.07 1575
1 2 3 4 5 6 7 8 9 10
목록 글쓰기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4.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5.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6.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7.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8.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9.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10.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경제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5.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6.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7.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8.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9. 中 올해 명품 매출 18~20% 줄어..
  10. 중국 전기차 폭발적 성장세, 연 생산..

사회

  1.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2.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3.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4.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5. 유심칩 교체 문자, 진짜일까 피싱일까..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2.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3.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4. [책읽는 상하이 258] 신상품“터지..
  5.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3.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5.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6.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7. [허스토리 in 상하이] 떠나요 둘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