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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만난 중국 문화 '二胡'

[2007-08-14, 01:07:05] 상하이저널
두 가닥의 현으로 대륙을 연주한다.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가락에 걸음을 멈춘다. 그리곤 그 구슬픈 음색에 한동안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바로 거리의 악사가 얼후를 연주하는 모습이다. 얼후는 중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악기이기에 우리는 이 같은 풍경을 자주 만나곤 한다.
중국의 민족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악기라는데, 듣는 우리의 마음까지 동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세계 공통의 언어인 음악만이 가지고 있는 마력일 것이다 .
사연을 담고 있는 듯한 그 음색과 노인의 모습이 너무도 잘 어울려 지나가던 이들이 자연스레 관객이 된다. 스스로의 연주에 취한 모습이 자신의 삶을 말없이 풀어놓는 듯 하다. `얼후는 그저 도구일 뿐이야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니' 하고 말이다.

발자취를 찾아서

얼후는 기원전 7~10세기경 사이에 중국 당나라 때 생겨났으며 주로 중국 서북부의 소수민족지역에서 유행했다. 몽고 악기인 호금이 원류이며 이것이 중국의 얼후와 한국의 해금, 일본의 고큐로 나뉘어 발전했다는 설도 있다.
얼후는 제작방법이 어렵지 않음에 그리고 그 연주법도 간단해 민중들을 통해 중국 대륙에 넓게 퍼졌다. 그렇게 점점 민중악기로 자리를 잡아가던 얼후는 유명한 음악가인 刘天华(1895~1932)에 의해 결정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중국의 전통 악기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연구하던 그는 서양의 바이올린 기법을 흡수, 개진시켜 얼후의 표현기법을 극대화 시켰다. 이로써 독주에만 그쳤던 얼후는 합주 뿐만 아니라 가무, 희곡, 설창, 음악으로 널리 쓰일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인들 마음에 언제나 기억되는 얼후 연주가로 청나라 말기 맹인인 아빙(阿炳 1893-1950)이라는 이가 있다. 그의 이야기는 1979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그의 대표곡인 二泉映月을 제목으로 거리의 악사와 같이 방랑을 하며 연주한 그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한때 저장성의 무석(無錫: 항주북쪽)에서 검은 색안경을 끼고 얼후와 함께 거리를 유랑했던 그의 모습이 아직까지 유명하다. 그는 평생을 가난 속에서 민중들과 생활하며 그 속에서 인간과 인생을 어루만졌다.

이렇듯 얼후가 오랜 세월 민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의 천 여 년의 발전사 속에서 그들의 기쁨과 애환을 함께한 악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거리든지 어디에서건 시간을 구애 받지 않고 함께할 수 있었기에 얼후는 단순한 악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자리 잡아왔다.

인간의 음색을 닮은 악기

얼후의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아래의 찻잔 모양의 울림통과 현 두 개, 현 축 2개 그래서 二胡라 불린다고 한다. 몸체는 대나무나 일반 나무로 80cm정도가 되도록 만들며, 아래 음이 울리는 통은 6각에서 8각 모양으로 생겼다. 이 8각 모양의 통은 정면이 뱀가죽으로 씌워져 있고 뒤가 격자무늬로 되어 있어 있는데 이 뱀가죽으로 인해 출입국시 신고를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말의 꼬리로 만든 활을 가지고 명주실로 만들어진 두 가닥의 현을 마찰시키면서 음을 낸다. 이 진통이 통 전체를 울리면서 뒷면의 배출구로 얼후의 음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요즘은 연주와 악기 관리의 편리함을 위해 명주실 대신 일반 철사줄을 쓰기도 하고, 말 꼬리 대신 일반 나일론 줄을 쓴다.

얼후는 보통 앉아서 연주하게 되는데. 왼손으로는 상단 면의 음을 집고 오른손으로 활대를 잡는다. 두 가락의 현으로 얼마나 다양한 음색을 내겠는가 하고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고수의 연주는 음역이 3옥타브를 넘나들기도 해 그 풍부한 성량과 서글픈 듯 깨끗한 소리가 사람의 음색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얼후의 가격은 다양한데, 70元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2000~3000元을 호가하는 것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가격의 차이는 그 울림통을 둘러싸고 있는 뱀가죽의 질에 달려있다. 늙은 구렁이의 가죽을 최상으로 치며 그 형상과 색깔도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 활을 움직일 때 이 뱀가죽에 자주 닿게 되는데 이 부분이 쉽게 터지지 않아야 좋다.

끊이지 않는 관심

주위에서도 얼후를 배우고자 하는 이를 자주 볼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기에 배운다는 중국인 뿐만이 아닌, 중국에 와서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얼후라고 외치는 외국인들도 많다. 그리하여 이 곳 상하이에서도 얼후의 관심은 수그러들기는커녕 갈수록 높아가는 추세다. 어린이들은 학교나 소년궁에서 개설된 얼후반에서 배우기도 하고, 일반 성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명한 얼후 강사에게 수업을 듣거나, 문화 강좌를 개설하는 곳에 가서 얼후 배우기에 열을 올린다. 대부분 학원들은 한 시간에 60~90元으로 10~15번의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언제나 자연스레 중국 사람들의 곁에 있는 얼후이기에 이에 대한 애정은 굳이 전통을 지키겠다는 구호가 무색할 만큼 크다. 전통을 과거로만 흘려 보내지 않고 삶의 일부분으로 동화해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생활에 이미 반해 버렸다면, 상하이에서 얼후를 배울 수 있는 다음의 기관들의 문을 두드려보자. 감탄하고, 고민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바로 실천할 때에 내 삶은 조금 더 풍요로워 질 수 있을 것이다 .

▷ 박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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