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장기근속자 해고… 무기한 노동계약 해법 삼아
중국의 노동계약법이 시행되기 전에 기업들에 감원 바람이 불어 닥쳤다. 얼마 전 중국 3G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잔쉰(站讯)텔레콤이 9월 말 베이징 지사에서 약 3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상하이에서도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최근 선전(深圳) 화웨이(华为)와 월마트 등이 구조조정을 단행해 도마 위에 올랐다고 第一财经日报이 전했다.
일부 학자들과 법조계 인사들은 최근 기업들이 단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이 신노동계약법 실행과 관계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일부 기업이 노동계약법을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의견을 피력했다.
9월 말부터 화웨이의 만 8년 근속 근로자 7천여명은 잇달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2008년 1월 1일 전에 '자진 퇴사'해 다시 고용되어 회사와 1~3년 기한의 노동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직원들의 '자진 퇴사'에 대한 댓가로 수십억 위엔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10월 22일 월마트는 선전, 상하이, 푸톈(莆田), 둥관(東莞) 4곳 지사에 '정리해고 명령'을 내렸고, 100명 정도가 감원될 전망이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로 제정된 노동계약법의 `무기한 노동계약 (无固定期限劳动合同: 고용계약 기간이 명시되지 않는 노동계약)'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근로자가 한 사업장에서 만 10년 근속했을 경우 무기한 노동계약을 체결하게 되므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전국인민대회상무위원회법제업무위원회 행정법실 장스청(张世诚)주임은 "일부 국내유명기업들이 10년 이상 근로자들을 해고를 무기한 노동계약의 해법으로 삼고 있다. 근로자들이 중재나 소송을 제기할 경우 기업들의 악의적인 조치에 대해 중재기구나 사법기관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화둥정법대학 자문위원인 양제(杨杰)변호사는 "많은 기업의 총수나 인사과 책임자들이 새로운 노동계약법 중 기업에 불리한 조항들을 피할 수 있는지에 관한 자문이 늘고 있다*라며 "화웨이와 월마트의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며 이후 '해고 붐'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간이 10년 된 직원들 외에도 회사와 연속 2~3차례 계약을 맺는 직원들도 무기한 노동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번역/김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