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쓰촨성 원천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은 많은 분들께는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인도적 관점에서 보면 슬픔을 함께하고 서로 돕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요즘 새롭게 부각되는 일부 시각을 바라본다면 좀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에서 유명한 금융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和迅(www.hexun.com)의 5월 21일자 전문가 칼럼 중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지진 구호기금 국내금융기관 9억 위엔, 외자금융기관 4천만 위엔” 중국의 경제, 금융 개방 이후 외자금융기관(여기서는 특히 미국, 유럽계 글로벌 은행을 지칭)들이 엄청난 돈을 중국에서 벌었는데 중국 사회가 큰 어려움에 처한 이 시점에서 겨우 푼돈이나 내고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다는 비난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HSBC가 1천만 위엔을 내서 제일 많이 냈는데 이 은행은 교통은행 지분 19%를 투자해 현재 주가 기준으로 보면(몰론 평가 이익이지만) 107억불(투자금 대비 5.32배)이나 벌었고 공상은행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골드만삭스는 100억불(4.5배) 벌었는데 겨우 7백만위엔 냈고 푸둥발전은행에 투자한 시티은행은 6억불 벌었는데 5백만위엔 냈고 흥업은행에 투자한 항생은행은 23억불 벌었는데 2백만 위엔 냈고…. 구체적으로 은행명과 그들이 투자한 중국 은행의 주식 가격까지 제시하며 번 금액과 기부 금액을 대비하여 압박하고 있다.
기업간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투자하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중국계 은행의 시장가치나 경영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도 그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아직 실현되지도 않은 평가익만을 가지고 중국에서 폭리를 취하고 사회적 책임에는 관심 없다는 듯이 매도 당하고 있으니 중국에서 피땀흘려 영업하고 있는 많은 외국 기업과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들어 중국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중국 영업을 추진하고 있는 당행을 비롯한 한국계 은행의 입장도 그리 편치는 않다. 신한은행은 당초 오는 6월 2일 중국 현지법인 개업식을 북경에서 성대히 개최하려 했으나 갑작스런 쓰촨성 대지진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여 개업식 비용 3백만 위엔 전액을 대지진 구호기금으로 납부한 바 있다. 나름대로 이제 막 현지화 영업을 시작하려는 당행의 상황에서 정말로 큰 돈이고 어렵고 가치 있는 결정을 한 것인데 혹시라도 일부 편협한 시각에서 중국 땅에서 영업하려면 당연히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흐름이 있다면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더불어 외자기업도 함께 발전하고 상생하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신한은행 상하이지점 정학진 부지점장 (hjjumg@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