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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우리가족의 4년 반만의 한국 나들이

[2008-08-04, 21:25:25] 상하이저널
이전부터 유난히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 덕에 자주 여행을 했고 이곳 중국에서도 매번 방학을 이용해 일주일에서 또는 열흘 중국의 여러 지방을 여행하며 문화와 습관들을 익히며 진정한 중국통이 되기 위해 적지 않은 투자(?) 를 했다.

하지만 매번 내게 여행이란 준비하면서 가슴 설레고 정작 여행하면서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채우리라는 다짐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고단한 몸을 쉬고 싶다는 생각에 집을 그리워하고 돌아오면 또 많은 것이 아쉽고 하는 연속이었다.

남편과 두 아들 우리 4식구의 4년 반 만의 첫 번째 한국 나들이….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돌아가 쉴 내 집이 있기 때문이라면 이번 우리가족의 한국여행은 아주 많은 것을 느끼게 한 특별한 것이었다. 나야 여러 가지 사정으로 1년에 한 두 번은 다녀왔지만 두 아이는 이곳에 온후로 처음이라 사뭇 긴장되고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2주간의 시간, 또 언제가 될지 계획이 없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은 마음에 아이들의 계획은 분주하기만 했다. 드디어 우린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난 혼자 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흥분이 일었다. 무슨 이유여서인지 남편과 두 아들과 내딛은 우리나라는 예전에 평범하게 느끼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본가에 가서 어른들께 인사 드리고 훌쩍 큰 손자들의 모습에 대견해 하시는 어른들과 지나간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늦은 밤 아이와 함께 산책을 했다. 아직도 동네 어귀 그 자리에 잇는 슈퍼 아저씨와 인사를 나누고 과일가게, 문구점, 미장원 모두가 정겹기만 한데 아들녀석은 변한 것이 너무 없다고 투덜거린다. 철없는 녀석. 이렇게 기다리고 기대하던 한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사실 이번 한국행은 남편에겐 예정에 없던 갑작스런 일이었다. 그래서 남편은 먼저 돌아오려 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아이들 특히 작은 아이는 나라에 대해 어떤 특별한 감정도 없어 보였다.

잠자리에 들기 전 남편은 “아무래도 며칠 더 머물면서 아이들과 여행을 해야겠어. 아이들에게도 우리에게도 귀한 시간이 될거야.”
지인의 차를 빌려 한국에서 우리 가족 여행 첫 목적지는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였다. 출발할 때와 달리 하늘은 푸르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북녘 땅이 가까이 느껴졌다. 10여년 전에는 금지하던 사진도 맘껏 찍을 수 있었다.

저녁 무렵 우린 예전에 자주 찾던 물치항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낯설지 않은 그곳에서 함께 싱싱한 회를 맛보고 방파제를 걸으며 등대의 정겨운 불빛을 기다리며 아직은 이른 한가한 피서지 해변에서 정말 오랫만에 우리가족은 바다에 발을 담그고 조개도 줍고 하늘의 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린 설악산에 올랐다. 인적이 없는 이른 아침 맑은 공기, 물, 새소리, 다람쥐의 분주함들이 산을 오르는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정말이지 한국의 자연은 감동 그 자체였다. 중국에서의 여행은 바라보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여행은 자연과 함께 움직이고 숨쉬고 느끼는 여행인 것 같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린 예전에 추억이 있던 양양 평창을 거쳐 하진부로 향했다. 그곳에서 큰 아이가 잊을 수 없다는 산채정식 집에 들려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의 후한 인심과 우리의 맛을 한껏 누렸다.

오래 전 나라가 어수선할 때 한 방송에서 평소 존경하던 한경직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젊은이들은 나라가 없는 서러움을 잘 모릅니다. 내 나라가 있어야 합니다”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시던 모습이 그랬다.

이번 여행은 내게 아주 특별했다. 우리나라에서 호흡하는 공기 조차도 새로웠고, 마치 오랜 여행에 지친 몸과 마음을 안식하게 하는 내 가족 내집과 동일한 감정을 경험한 소중한 시간 들이었다. 이제 충전을 했으니 다시 힘차게 발을 내딛어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언제나 돌아갈 수 있는 곳에서의 소중한 추억들과 더불어 지금 우리가 이곳에서 쓰는 외화가 낭비가 되지 않도록...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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